강우석 감독의 영화는 우선 재미가 있다. 내게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1991)'의 감흥이 오랫동안 남아 있고 무엇보다도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여러 영화들.. 마누라 죽이기, 투캅스1,2, 실미도 등은 그의 영화가 시사성보다는 재미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점이 오히려 강우석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부분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 '공공의 적(2002)'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강우석 감독의 대표작은 이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공공의 적은 감독이 추구하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영화적 감흥이 있다. 특유의 웃음을 유발하는 기법은 경찰과 사회악의 전면전 속에 적절히 용해되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절로 그 속에 빨려들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때의 경찰로 역할했던 강철중(설경구 분)이 검사로 변신하여 공공의 적 2로 돌아왔다. 그러나 보는 내내 무지 실망스러웠다. 경찰 강철중이 보여주었던 자연스러운 시니컬은 사라지고 잔뜩 힘이 들어간 채 사회정의만을 부르짖는 경직된 모습의 검사 강철중만이 있을 뿐이다.
전편에서 이성재가 보여준 악랄함과 소름이 끼칠 정도의 냉혈성도 2에서의 정준호가 이어 받기에는 역부족인 모습니다. 극의 생기를 불어주었던 조연들의 감초역할도 시들어 보였고 150분의 짧지 않은 상영시간동안 들려오는 설교성 멘트와 과잉된 권선징악은 숨이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