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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리빙 하바나>이것이 진정한 재즈의 향연! 리빙 하바나
killdr 2002-01-15 오후 3:36:51 729   [6]
  아주 오래된 실험이라 몇년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을 가지고 한 재미있는 연구가 있었다. 비닐하우스에 자라는 채소에게 팝, 클래식, 재즈, 헤비 메탈을 각각 들려주고 성장속도및 열매의 갯수가 음악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알아본 시험이었다. 결과? 1등부터 순서대로 나열하면 재즈, 클래식, 팝, 헤비 메탈순이다. 더 특이한 것은 재즈를 들려준 비닐하우스의 채소가 헤비메탈을 들려준 비닐하우스의 채소보다 수확량이 4배이상이었다는 것이다.

  이 실험이 말하는것, 가장 자연스러운 음악이 재즈라는 것이다. 자연의 음악에 가장 가까운 음악.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듣거나 하다보면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음악의 장르라고 말하는 재즈. 얼마전에 소개되었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처럼 <쿠바>를 배경으로 한 영화 [리빙하바나]가 국내에 소개되었다. 음악 장르는 재즈.

  사실, 아직까지 한국의 재즈는 아직도 마이너리티(소수 그룹)에 속해있으면서도, 연주가들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재즈의 거장들이 인정하는 약간은 맞지않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서 소개되는 리빙 하바나에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음악을 이해하고 그 음악에 빠져들수 있을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 이야기야 인터넷 아무 사이트에나 들어가면 다 나와있으니 굳이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쿠바의 재즈 음악가 아투로의 사랑과 미국으로의 망명까지의 과정을 그린 영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것 같다. 이 영화는 그 과정에서 한 인물이 어떻게 사랑을 하게되고, 그리고 자신의 소신을 위해 망명하는 과정까지의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영화 감상의 포인트는 바로 <음악 재즈를 이해하는것>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아투로(앤디 가르시아)가 트럼펫으로 연주하는 재즈의 선율은 모든 대사를 대신하거나 혹은 영화 자체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재즈의 자유스러움에 실린 느낌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연주하는 장면에서 실력대결을 하는 장면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영화의 재미는 1/4도 느끼지 못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영화속에서 사랑하는 여자 마리아넬라(미아 마에스트로)를 만난날 야구장에서 들려주는 곡 "마리아넬라"의 경쾌하면서도 잔잔하게 깔리면서 흥겨운, 즉 한눈에 반한 사람에 대한 기쁨을 표현하는 연주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망명을 앞두고 극도로 긴장한 상태에서 펼치는 마지막 공연에서 흥겨우면서도 그 흥겨움 뒤에 깔리는 트럼펫의 신경질적인 느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영화가 무슨 재미가 있을까?
  유명한 재즈 음악가 길레스피(찰스 듀톤)와의 첫 만남의 공연에서 높은 쇳소리만 내는 트럼펫 소리가 실은, 단지 3개의 누름쇠만 있는 악기를 가지고 몇옥타브나 올라가는것인지 시합한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시합에 졌다고 인정해 하얀손수건을 흔드는 길레스피의 믿을수 없다으면서도 실력있는 음악가를 만난 기쁨에 웃는 웃음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무슨 재미가 있는것일까?
  또한, 쿠바의 전통음악에 재즈의 선율을 심어 쿠바정부의 눈을 피해 연주하는 장면에서 들려주는 <퓨젼 재즈>가 사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재즈 음악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본다면 무슨 재미를 느낄수 있을까?

  흔히들, 재즈는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음악도 아니다. 재즈 연주자들이 벌이는 잼(JAM)연주는 사람을 흥겹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공연장에 있으면서 연주자들의 몸짓에 빠져들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몸을 반응시키는 힘이 있는 음악.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된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나오는 재즈중에서 그렇게 어려워서 난해한 음악은 없다고 자신있게 권할 수 있을것 같다. 나같은 재즈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니까.

  그리고 트럼펫에 대한 인식을 바꿔줄 수 있는 요소도 포함하고 있다. 루이 암스트롱의 섹소폰 연주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재즈하면 색소폰을 떠올린다. 연주자 이정식식때문에도 더 그렇고. 하지만, 재즈의 고향이라는 뉴올리언스에서도 재즈의 주인공은 트럼펫이었다. 뉴올리언스 재즈의 거리에서도 대부분의 재즈연주에서 색소폰보다는 트럼펫의 연주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재즈라는 음악에서 트럼펫이라는 악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잘 알수 있는 영화였고, 그 악기에 대한 인식을 바꿀수 있는 요소도 있다.

  이 영화의 음악을 한마디로 종합하면 <최고 재즈의 향연> 혹은 <최고 재즈의 부페>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2001년에 소개된 코요테 어글리>의 OST에는 좋은 음악이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OST를 구입한것으로 알고 있다. 이정도 난이도를 가진 재즈 음악이 담긴 이 영화 <리빙 하바나>의 OST는 코요테 어글리의 OST를 소장하는 것보다 훨씬 좋을것이라고 감히 추천한다. 그만큼 이 영화내내 정말 거의 쉬지않고 나오는, 배우들의 공연 실황말고도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까지도, 인간 마음속 깊은곳을 만져주는 힘이 느껴질 만큼 귀가 즐거운 영화였다.

  재즈의 힘은 그렇게까지 대단했다. 다만, 아직 재즈가 대중적인 장르로까지 발전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얼마큼의 호응을 받을런지는 자신이 없다. 재즈는 어렵다라는 선입견만 버린다면,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112분이라는 상영시간동안 귀가 즐거울수 있는 정말 좋은 영화라고 추천하고 싶다. 영화평이 아니라 음악평처럼 되었지만, 평면적 소리나는 비디오보다는 영화관이나 DVD를 통해서(나중에 출시되면) 들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다만, 아쉬운것은, 우리 나라에 이정도 수준의 음악을 보여줄 영화가 아직 만들어지지 못한것은 아쉽다. 서편제가 있긴 하지만, 이 영화에 비하면 음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도 너무 적기 때문이다. 비록 할리웃에서 만들었고, 흑인의 음악이라는 재즈에 관한 영화였지만, 영원한 명작 <사운드 오브 뮤직> 그리고 작년에 나왔던 <물랑루즈>등과 함께 음악 영화로서는 두고두고 기억될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영화 [리빙 하바나]는 원제와 관련이 없는 제목이다. 원제는 For Love or Country: The Arturo Sandoval Story이니 말이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이 영화의 제목을 이렇게 바꾼것은 영화 <사랑과 영혼 : Ghost>보다는 못하지만 아주 잘 바꾼 제목인것 같다. 우리 나라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쿠바에서 망명한 유명한 트럼펫 재즈 연주자 '아투로'의 음악 세계와 망명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라는 뜻인것 같다. 이 영화에서 물론 주된 이야기중의 하나가 쿠바에서의 음악적 억압때문에 망명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지 실제 사랑과 나라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관객의 입장에서는 트럼펫으로 상징되는 재즈의 향연이 더 주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리빙 하바나. 그것이 사랑과 애국심사이. 뭐 이런 제목보다는 훨씬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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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e65
리빙 하바나. 그것이 사랑과 애국심사이   
2010-08-30 14:2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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