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의 화면을 보는듯한 깨끗함과 판타지.
다른 사람의 꿈에 들어간다는 설정은, 2000년 개봉작 '더 셀(The Cell, 2000)' 의 구성을 닮아 있다.
'더 셀' 의 경우, 환자의 꿈속에 들어가서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중이고, 그 와중에 연쇄살인범이 정신분열증으로 인해 갇혀있는 여자의 위치를 밝힐 수 없게 되자, 여자를 구하기 위해 살인범의 꿈에 침투하는 내용이었다.
비쥬얼은 틀리지만, 이야기 구조는 거의 흡사한 본 영화.
제목 '파프리카(Paprika)' 는, 별로 맵지 않은 고추의 일종으로 본 영화에서는 이런 본래의 의미가 본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른바 추남 오타쿠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의 개발자인 '토키타' 와 현실세계의 아츠코 치바의 로맨스에서, '토키타' 가 중얼거리는 알 수 없는 메세지(?) 들중 양념이 조금 부족하다는 말에 따르면, '파프리카' 라는 양념의 이름은 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즉, 토키타의 삶에 2% 부족한 그 무엇이 아츠코 치바라고나 할까?
결국, 영화의 후반부, 파프리카와 토키타가 결합하면서 악몽은 사라진다.
마치 현실세계의 '토키타' 가 엄청난 식탐을 자랑하는 뚱뚱보이듯, 꿈의 세계에서도 그런 악몽을 먹어치우는(-.-;) 것이다.
의미심장한것 같은 설정이지만, 그다지 와닿지는 않는다.
아래 스크랩한 어떤이의 리뷰 내용처럼, '오타쿠' 라는 추남이고 약간은 사이코 기질이 있는 사람이 누구 말마따나 아름다운 아츠코 치바를 차지하게 된것이(아츠코 치바가 좋아한 것이지만... 이걸보다보니, 비슷한 류의 설정인 '전차남' 이 떠오르는군) 이내 어색하기 때문이 아닐까?
'더 셀' 에서는 꿈의 치유사 캐서린(제니퍼 로페즈)이 있었다면, 본 영화에서는 아츠코 치바가 꿈속에서의 치료사로써 '파프리카' 라는 예명을 가지고 있다.
꿈을 함께 공유하고, 꿈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정신적 고통을 해결해 주는 것이다.
현실이 아닌 세계에서의 활동이 점차 현실 세계를 잠식해 온다.
어떤 의미에서는 '매트릭스' 의 모티브를 닮아 있기도 하다.
신선한듯 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이미 유사한 메세지를 닮고 있는 영화들이 제법 많이 나온 편이라, 그다지 신선함을 느낄 수 는 없다.
꿈속의 모험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판타지성이 강한데, 마치 연재되는 시리즈의 한편을 본듯한 느낌은 나만 든 것일까?
인물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영화가 진행되면서 풀려가지만, 그런 주변 정황에 대한 설명이 그다지 많지 않은 관계로, 마치 시리즈물을 극장판으로 보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본 영화의 경우에도, 여러가지 생길법한 에피소드 중에 한 에피소드를 보는듯 하며, '파프리카' 라는 인물의 분위기 또한,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 소령의 이미지가 강하게 풍긴다. 물론, 쿠사나기에 비해서는 여성적인 캐릭터이긴 하지만, 강한 여성의 이미지는 분명 닮아있다.
비쥬얼도 괜찮고, 음악도 감각적이고, 구성 자체도 짜임새 있지만, 한가지 흠은, 졸리다는 것.
내용 또한, 약간은 식상한 느낌이 들어서 그다지 몰입이 되지는 않는다.
네이버 줄거리 스크랩--------------------
곤 사토시를 저패니메이션의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은 수작. SF와 미스터리가 뒤얽힌 놀라운 작품이다. 29살의 정신과 치료사 치바 아츠코에게는 또 하나의 자아가 있다. 바로 18살의 대담무쌍한 꿈 탐정 파프리카이다. 파프리카는 사람들의 꿈속에 들어가 그들의 무의식에 동조함으로써 환자의 불안과 신경증의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한다. 어느 날, 치바의 연구소에서 개발 중이던 혁명적인 정신치료장치 DC-MINI의 프로토타입이 도난 당하고 조수마저 실종된다. 장치를 찾아나선 치바는 무서운 음모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영화에 대한 리뷰중 하나를 스크랩-----------------------------------
리뷰로그 오타쿠에 의한 오타쿠들을 위한 ... fri13th 님의 모든 리뷰 보기 2007.08.15 23:30 출처 블로그 : lazy fri13th's private collection, naver branch 관련 영화 : 파프리카 0 | 조회 202 오타쿠에 의한 오타쿠들을 위한 영화. 보통 극장에 걸리는 철저하게 대중을 타겟으로 만든 영화들은 아무리 많이 봐도 세상의 현실에 대해선 파악할 수 없다. 라따뚜이라던가.. 트랜스포머라던가.. (노력하면 성공하고, 세상에는 정말 정의의 편이 있나?) 세상이 생각보다 좀 더 복잡하고 재미있다는걸 알려면 조금은 마이너한 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오타쿠들의 마스터베이션적 세계관을 엿볼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스스로에 대한 자화자찬도 이 정도면 도를 약간 넘은 듯도 하다.. 이런 애니를 볼때마다 80년대의 태평했던 애니메이션이 그리워진다.
최근 애니중 오타쿠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혹은 럭키스타?)도 거의 이와 비슷하게 오타쿠들의 망상을 충족시키고 있다. 이제는 완전히 하나의 문화로 대접을 받는 분위기인거 같다. 하지만 그래봐야 무언가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센세이셔날한 작품은 사실상 - 에반겔리온과 공각기동대 이후로 - 거의 안나오고 있다. 당분간 이쪽을 살피는건 별 재미없는 짓일듯하니, 애니메이션쪽은 관심을 끊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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