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그 오묘한 매력의 세계.....
오프사이드를 제외하고 축구의 규칙은 아마도 그 어떤 스포츠보다 단순할 것이다. 그저 같은 편끼리 손을 제외한 신체를 이용, 공을 주고 받다가 골대 안으로 넣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릴 때 조그만 공간만 있으면 아이들끼리 모여 책가방으로 골대를 만들어 놓고 정신 없이 공을 차기도 했는데, 그럴 때면 항상 골키퍼 키 높이 넘어간 공이 골인이냐, 아웃이냐를 두고 입싸움이 벌이지기도 하는 해프닝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축구. 기껏해야 공 하나만이 필요한 그 단순한 스포츠가 왜 이리 열광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오히려 단순한 스포츠라는 점과 '축구공은 둥글다'라는 말이 내포하고 있는 약자가 시시 때때로 강자를 꺾는 이변의 스포츠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도훈의 골로 한국이 브라질 대표팀을 이겼던 것처럼.
어쨌더나 2004년 K리그 꼴찌를 차지한 신생팀 인천 유나이티드의 2005 시즌 활약상을 보여주는 이 다큐멘터리는 한마디로 우직하다. 특별히 재미를 주는 장치도 없고, 감독이나 카메라의 개입도 거의 없다. 그저 담담하게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이들의 투혼에 눈물 흘리는 팬을 보여줄 뿐이다.
스포츠든 정치든, 아니면 그 어떤 분야든 객관적으로 약자가 노력 끝에 정정당당하게 강자를 누르는 경험은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감동의 요소로 작용한다. 이 다큐멘터리도 바로 그러한 과정을 담담히 보여주고 있으며, 다른 팀에서 쫓겨나거나 갈 데 없어서 모인 일종의 '외인구단'인 인천의 선전은 그래서 그 자체로 감동적이다. 특히 경기가 끝날 때마다 머리 숙여 선수들과 팬들에게 인사하는 장외룡 감독이나 실명의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출전을 자청하는 임중용, 아빠가 보고 싶어 통곡하는 딸을 둔 김학철의 모습은 하나하나가 인간극장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기에 영어와 욕을 절묘하게 섞어서 라돈치치를 질타하는 임중용의 화난 모습 등은 코미디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재미를 준다.
개봉 당시 다큐멘터리 영화 중 최고 관객을 동원했던 <비상>. 역시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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