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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5센티미터 초속5센티미터
hongwar 2007-10-07 오후 10:57:37 1489   [7]
초속 5cm. 여주인공이 아카리가 타카기에게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라고 이야기하는 그 속도. 분속으로 하면 3m. 시속으로 해도 겨우 180m밖에 되지 않는 아주 느린 속도이다. 초속 5cm 이외에도 이 영화에는 속도가 많이 나온다. 시속 5km, 1000문자에 1cm 등등... 그렇듯 이 영화 속에서 속도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이 많은 속도 중에서 왜 신카이 마코토는 초속 5cm를 제목으로 하면서까지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 것일까?
그것은 초속 5cm가 주인공 타카기가 아카리를 잊어가는 속도이며 아카리에게 다가가는 속도이기 때문이다. 이 말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나중에 하겠다.


1부는 사랑의 시작이다. 벚꽃이야기라 명명된 이 1부에서 타카기는 아카리를 만나기 위해서 도쿄에서 토지키까지 간다. 사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만, 타카기가 아카리를 찾아가는 것을 방해라도 하는 듯 눈이 심하게 내려,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 타카기는 아카리의 곁에 도착한다. 그리고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이것이 1부.

2부는 사랑의 종말, 미련의 시작을 그리고 있다. 이 것은 타카기의 고등학교 시절을 그리고 있다. 아카리는 타카기의 생각 이외에서는 나오지 않으며 대신 스미다 카나에라는 여자애가 등장한다. 2부에서 타카기는 계속 아카리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주변의 것에는 어떠한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 아카리에 대한 타카기의 사랑은 계속되고, 타카기에 대한 카나에의 사랑도 계속 된다. 하지만 카나에는 타카기에 대한 마음을 접는다. 그 이유는 타카기는 다른 곳을 보고 있으니까..라는 아주 평범한 이유이다. 카나에는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접는다. 물론 카나에는 그를 계속 사랑하겠지만, 그녀는 확실히 그녀의 마음을 그리움으로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녀 나름대로의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으니까라는 지극히 평범한 이유이다. 하지만 타카기는 그렇지 않다. 결국 그의 사랑은 미련으로 변하게 된다. 그것이 2부의 내용.

3부는 미련의 끝, 그리움의 시작을 그리고 있다. 타카기는 계속 아카리에 대한 미련을 안고 있다. 무언가[아카리로 대표되는 마음의 고향, 안정의 장소, 밝음]를 향한 욕망으로 타카기는 일과 연애[사랑이 아니다.]를 했고, 그 욕망을 일과 연애로서는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둘 모두를 그만둔 상태이다. 타카기가 자신의 전 애인에게 보낸 문자인 “당신과는 천 건 이상의 문자를 주고 받았지만, 우리의 마음은 1cm도 가까워지지 않았군요.”라는 말은 그것을 잘 나타낸다. 그에 비해서 아카리는 타카기가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을 약속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녀는 행복해 보이고 실제로도 행복하다.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둘, 물론 둘은 서로 만날 일이 없다. 타카기는 아카리에 대한 미련으로 살아가고 있고, 아카리는 타카기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렇게 살던 중... 우연히 둘은 어렸을 적을 생각하게 하는 철도 길에서 마주친다. 타카기는 멈춰서고 뒤돌아본다. 그때 전철이 지나간다. 한 대가 지나가고 그 한 대가 다 지나가기 직전 맞은편에서 또다른 전철이 지나간다. 전철은 지나가고...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타카기는 그리고 그것을 보고 웃는다. 그렇다. 바로 이 웃음이 나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 웃음은 타카기가 아카리를 미련에서 버리고, 그리움으로 받아들였다는 증거가 된다. 이제 더 이상 아카리의 존재는 타카기에게 미련으로, 그의 걸림돌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타카기는 아카리를 그리움으로 받아들였고, 이제 그는 다시 자신의 밝음[아카리]을 찾았다.

속도는 이 영화에서 심도 깊은 의미를 가진다. 사람은 시속 5km의 속도로 혼자가 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초속 5cm로 멀어진다. 특히 아카리는 타카기에게 있어 밝음이었으므로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시속 5km와 초속 5cm(=시속 180m) 그 속도의 차를 따라잡기 위해 타카기는 몇 년을 혼자서 미련을 안고 괴로워하며 보냈으며, 결국 그는 그 속도의 차를 따라잡는데 성공했다. 아니 다시 말하자. 그는 그 차이를 너머 초속 5cm로 아카리[밝음]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것은 그의 웃음으로 나타난다. 결국 이 영화는 한 소년이 자신의 빛을 찾아내었고, 이미 떠나버린 빛을 잊지 못해 아파했고, 결국에는 그리움을, 빛의 따스함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 걸어가게 되는 한 청년의 성장이야기이다.


좋은 말만 늘어놓았지만, 이 영화는 요즘 사람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인 영화는 아닐 것이다. 어떤 반전도 없고, 어떤 대단원도 없다. 그저 평범하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오버...라는 느낌도 나는 작화로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분명히 아름다운 영화였다.

언젠가 타카기가 다시 자신의 빛을, 밝음을, 안정의 장소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총 0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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