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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자살골 먹다. 프루프 오브 라이프
happyend 2001-02-07 오후 12:46:01 1661   [3]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신년 특집인가로 [탑건]을 하더군요. 제
가 그 영화를 처음 본 게..--a;;;...하여튼 오래 전이었습니다. 그때
는 탐 크루즈와 비행기 빼고는 아무도 눈에 들어오질 않았죠. 오래
간만에 보니까 그때는 눈에도 안 들어오던 발 킬머가 보였고, 또 한
명 맥 라이언이 팽팽한 피부를 자랑하며 등장하고 있더군요. 지금은
유명한 배우들이 예전 영화에서 단역으로 나오는 거 발견하고 어색
한 연기를 보고 있자면 정말 너무 재밌습니다.

  이런...--;; 제가 오늘 얘기하려는 영화가 [프루프 오브 라이프]
이다 보니까 맥 라이언 때문에 얘기가 삼천포로 빠져 버렸네요. 이
번 설 연휴때 극장에 가서 [프루프 오브 라이프]를 봤습니다. 영화
보기 전부터 워낙 주연 배우들의 스캔들로 떠들썩했던 영화였던 데
다가 먼저 본 친구들이 왠만하면 돈주고 보지 말라는 아주 진지한
충고를 했었던 영화였죠. 그런데도 왜 극장에 갔냐구요? 이 영화 시
사회가 있었던 주에 몸이 좀 안 좋아서 영화를 못 봤기 때문이고,
또하나 러셀 크로우가 나오는데 안 볼수가 없더라구요. 배우 중에는
작은 텔레비전 화면으로 봐도 별반 상관없는 배우가 있는가하면(물
론, 영화 자체가 시원치 않은 탓이 더 많지만..) 극장의 스크린을 꽉
채우면서 보고 있는 저를 압도하는 배우가 있는데 러셀 크로우는
후자에 속하는 배우거든요.

  간만에 동생이랑 같이 영화나 볼까 하고 극장에 갔죠. 아무런 기
대도 안 하고 머리를 비운 채로 보러 갔었습니다. 근데... --;; 사람
들이 괜히 돈주고 보지 말라는 얘길한 게 아니더군요. 엘리스 바우
만 역의 맥 라이언이야 그렇다쳐도(--? 뭘 그렇다치지..--?) 테리
쏜 역을 맡은 러셀 크로우마저도 자신의 배역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ㅠ.ㅠ 영화 속 맥 라이언의 모습은 인질로 잡혀
간 남편을 걱정하면서도 인질 협상가인 테리에게 빠져들어가는 앨
리스가 아니라 그저 맥 라이언 그 자체로만 보였습니다. 두사람의
스캔들을 알고 있기에 가진 저의 선입견일까요? 따로 나올 때는 나
름대로 감정선이 살았지만 두 사람이 같은 화면상에 잡히기만 하면
영화의 흐름이 흐트러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인질 협상이란 게 그렇게 장기간의 신경전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
을 처음 알았지만, 막상 영화 속에서는 장기간 밀고 당기는 과정의
묘미보다도 주연배우들의 멜로에 더 비중을 두고 있더군요. 차라리
확실한 멜로로 갔으면 더 나았을텐데 멜로조차도 이도저도 아니었
습니다. 스토리만 봐서는 팽팽한 실로 당겨진 그 무엇을 끊어지지
않게 다루어야 하는 미묘함이 필요했는데 영화 속의 모든 것은 느
슨하기만 했습니다. 주연배우들보다 두명의 데이비드가 더 낫더군
요. 피터 바우만 역의 데이비드 모스와 디노 역의 데이비드 카루소
의 연기가 상대적으로 더 나았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장면에서 테
리를 떠나 남편 곁으로 가는 앨리스의 눈 속엔 애절하고 아픈 감정
대신 맥 라이언의 전혀 아쉬울 꺼 없다는 눈빛밖에 안 보이더군요.

  본 영화보다 오프닝에 테리가 체첸에서 겪은 인질협상과정이 훨
씬 박진감 있고 재미있었습니다. --;; 영화 외적인 요인에서 자꾸
말이 나면 안되는 건 확실하군요. 아무래도 배우들의 스캔들에 감독
마저도 휘둘리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보기엔 먹음직했지
만, 마치 소금 안 넣은 국을 먹은 것처럼 텁텁하니 떨떠름하더군요.
테일러 헥포드 감독에게 이번 영화는 <살아있다는 증거>는 커녕 자
살골 역할 밖에 안 할꺼 같네요.


p.s.: 맥 라이언 팬이 보신다면 열받으시겠지만, 저 맥 라이언을
      싫어하지는 않아요. 다만..--;; 연기가 영...
      얼마전에 <스크린> 2월호를 읽었는데 거기에 모 기자가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맥 라이언이 러셀 크로우에게 빠졌다
      는 게 아니라 러셀 크로우가 맥 라이언에게 빠졌다는 점이다>
      이제 누구든 골라잡을수 있는 위치에 오른 러셀 크로우가
      뭐가 아쉬워서 유부녀인 맥에게 빠졌는지 이해가 안 간다나
      요!?!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지만, 뭐 남녀간의
      일이야 장본인조차도 알수가 없는 법이니까요..^^;;;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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