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몇주나 지나버려서 저 세 형제의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어쨌든 그들은 인도의 한 기차안에서 만나기로 한다. 영화의 제목인 '다즐링 주식회사'는 인도 철도 업체의 이름인데 영화내내 그들이 타고 다니는 기차의 이름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이후 일년이 넘보록 보지 않았던 세 형제를 불러모은건 상처투성이가 되어 나타난 큰형이다. 그는 이 여행을 기획해서 동생들을 불러모아 이국의 낯선 기차에 태우지만 여행의 목적에 대해선 알리지 않는다. 이 세형제는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데, 계속 '나는 널 믿는단다 너도 형을 사랑하지?'식의 문답이 계속된다. 큰 소리로 떠드는 말이 대부분 진실이 아니듯, 그들의 관계는 불신으로 가득차있다. 셋중에 한명이라도 자리를 비우면 남은 둘이서 최근의 소식이나 고민을 조금씩 고백하는데 알록달록 이국적인 빛깔들로 채색된 인도의 기차 안이라는 공간 설정 만큼이나 그들의 관계는 비현실적이다. 여행 내내 형제간의 유대를 계속해서 강조하는 큰형은 셋 사이의 신념을 맹세하는 어떤 의식같은걸 계속 강요하는데 일년이나 소식없이 사는 형제들에게 그런 맹세는 무색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