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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발가락] 잊었는가.. 그 날의 교훈을 네발가락
lchaerim 2002-05-02 오전 11:16:21 658   [2]
한 동안 뜸했었다.
이젠,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이게 웬걸.. 또 나왔다.
지난날의 영광을 못 잊었나 보다.

서두가 왜 이렇게 시작하는지 필자 자신도 한심했다.
영화는 그렇게 몰락의 길이 뻔히 보일 정도로 지난날, 잘 나가던 어느 나라의 영화계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듯.. 전철을 밟고 있었다. 정말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 50% 육박은 한시적인 물거품이라는 말인가.

트렌드라는 유행 시기가 있다고 하지만, 그 만큼 위험 부담이 큰 것이 영화나 TV 드라마의 소재가 아닐까 한다. 대중 앞에 쉽게 노출되는 만큼 사람들 뇌리 속에 깊게 남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인 것이고, 그 만큼 조금이라도 새롭지가 않다면 대중들은 식상함을 느낀다.

작년 한해.. 우리나라 영화계를 먹여 살린 것은 다름 아닌, 어느 나라든지 간에 사회악이라 불리 울만한 ‘조폭’이었다. 그 만큼 그 유행에 여러 편의 영화가 모방과 답습으로 점철된 다양한 조폭들의 삶을 비추었고, 그들이 주는 삶의 교훈(?)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우리의 모습에 비추어 너무나 딱 들어맞는 구석이 많아 대중들을 감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조폭’이라는 단어를 한층 완화시켜, 새로운 직업군으로 떠받들게 해준 그러한 영화들 덕분에 한때, 초등학생 장래 희망에 ‘조폭’이라는 단어가 또박 또박 적혀있었다는 현실은 이제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한 우스개 소리가 되고 말았지만, 그 현실은 한번 되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임엔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 모든 현상의 주범을 ‘조폭’이라는 단어에 함축시켜버린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그 착한(?) ‘조폭’들의 이미지를 구축해놓은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영화계였고 그것으로 인해.. 사회적 현상을 방치한 채, 안이한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한 일부 영화인들 때문에 우리 영화계는 한걸음 뒤쳐져 있는 지도 모르겠다. 혹자는 그런 현상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 하는 것 아니냐고 일축할 수도 있지만, 작은 힘이나마.. 우리 영화계를 바라보는 필자에겐 분명, 안 좋게 보이는 현상 중에 하나임엔 두말 할 필요 없는 자명한 사실임을 밝혀두고 싶다.

‘조폭’이라는 그 유행이 사실, 작년 12월 ‘두사부일체’라는 영화로 끝인 줄 알았다. 올해.. 4월까지 우리 영화계는 그 ‘조폭’이라는 단어에서 완전히 벗어난 듯 여러 장르의 영화들을 선보였고, 작년 같은 커다란 붐은 아니지만.. 필자는 이제 한국 영화계의 안정권이라는 섣부른 예측도 가늠하게 했다.

물론, 지금 설명하려는 이 영화 한편으로 올해 우리나라 영화계를 망쳤다고 단언하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이 영화를 접했을 때는 오랜만에(?) 보는 ‘조폭’이라, 내심 그들만의 심각한 폭력적인 요소, 요소에서 비추어지는 언밸런스한 비장의 코믹적인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고, 사실.. 그 생각 하나로만 영화에 집중했었는지, 그러한 장면들은커녕 무색무취의 배우들.. 주연보다 오히려 설쳐대는 조연들의 오버 연기에 허탈한 웃음과 함께 필자는 눈을 감았다. (잤다는 얘기는 아니다.. 끝까지 다 봤다.)

광주고교 4인방.. ‘아우디(허준호 분)’, ‘르까프(이창훈 분)’, ‘각그랜저(박준규 분)’, ‘해태(이원종 분)’. 그들이 ‘네발가락’ 이라는 단어 앞에서 의리로 뭉친 것은 그들만의 일급비밀(?)에 붙여진 사건 하나 때문이었다. 그 후 그들은 서울에 입성했을때도 하나였고, 그 후 중간 보스가 되어 각 구역을 책임질 때도 하나였다.
어느 날, 자신들을 거두어 준 ‘박카스 형님(김갑수 분)’에게서 전설로만 여겨져 내려오던 ‘금도끼, 은도끼’에 관한 내용을 전해 들으면서 그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조직간의 피의 전쟁이 불어 닥치고 그들도 최후를 준비하게 되는데...

참 내용 단순하다. 어떤 ‘조폭’ 영화가 안 그랬냐만은, 필자는 내용을 보고 이러한 영화들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폼에 죽고 폼에 사는 ‘조폭’들이 심하게 망가지는 모습에서 필자는 코믹적인 카타르시스를 맛보았고, 그러면서 남자만의 의리, 우정을 지키는 것에 ‘조폭’이라는 단어에 들어 있는 나쁜 이미지들을 용납해 주었다.

그 인내의 한계에 도달한 지금, 이제 필자는 이 영화에 대해 전혀 무엇을 얻어낼 수가 없었다. 아! 한가지 있다면, 그것은 이제 이러한 모습의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는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작은 소망을 발견하였다. 한 때 잘 나가던 홍콩 영화계는 무언가 한 장르의 영화가 뜨면, 재탕.. 삼탕은 기본이고, 더 이상 우려지지도 않을 정도로 우려먹는 소재의 창작성에 의심을 품게 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어느 정도 몰락을 예견했었다. 그 몰락을 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그들의 천편일률적인 모방성이 보여준 결과물은 다소 영화적 완성도가 결여된 마치 붕어빵, 기계에서 붕어빵 찍어내듯 영화계의 분위기가 지속되었다.

섣부른 편견과 필자만의 아집으로 이러한 영화들 몇 편으로 우리나라 영화계를 판단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수요와 공급이 내부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우리나라가 홍콩 영화계가 밟아왔던 지난날의 과오를 타산지석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답습을 한다면 우리에게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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