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작품이란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이제야 보게 되었다.
역시... 괜찮다.
한때, 톰크루즈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고, 영화 제목이 '바닐라..' 이다 보니, 로맨스 영화나 그런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보기를 미뤘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 문득 떠오르는 영화가 있는데, '매트릭스' 이다.
매트릭스가 1999년에 나온 작품이니, 2001년에 개봉한 이 영화도 어쩌면 영화 '매트릭스' 에 영향을 받았을런지 모르겠다.
아마도, 매트릭스 이후, 그런 '현실과 비현실' 이라는 소재의 영화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영화 후반부 반전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뭔가 예사롭지 않은 무언가가 있을것 같은 분위기를 계속 풍긴다.
부모 잘만나서 호사스럽게 킹카 생활하는 남자.
얼굴도 잘생기고, 돈도 많은 이 남자는 꼬시면 꼬시는대로 여자들이 넘어온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어떤 여자에게 첫눈에 반한다.
친구가 데려온 여자를 가로챈다는 죄책감도 잠시.
그녀에 대한 사랑이 불타오르면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그러나, 친구사이로 지냈지만, 섹스를 한이후 자신에게 집착하는 친구 줄리아나(카메론 디아즈)가 자신을 차에 태운후 다리에서 뛰어내려 버린다.
사고이후, 줄리아나는 죽고 자신의 얼굴은 엉망이 되어버린다.
이제 더이상 멋진 얼굴을 가지고 여자를 유혹할 수 없게된 남자.
새롭게 사랑하게된 그녀 소피아(페넬로페 크루즈)에게 나서보지만, 그녀역시 변해버린 그에게 별 관심이 없는듯 하다.
좌절을 맛본 그날.
술에취해 거리에서 일어난 데이빗(톰 크루즈)을 일으켜 세우는 소피아.
그렇게 둘의 진정한(?) 사랑은 시작된듯 보였다.
(스포)
그러나, 그 시점부터가 이 영화의 반전이다.
그렇게 사랑이 싹튼 두 사람은 후에 데이빗이 성공적인 성형수술로 본래의 얼굴을 되찾으면서 행복해진것 같아 보이지만,
어느순간부터 데이빗은 줄리아나와 소피아를 혼동하기 시작한다.
영화후반부.
데이빗은, 그날, 술에 취해 소피아의 집 근처에서 쓰러졌던날 이후를 시점으로 환상여행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데이빗이 자살을 했으며, 자신의 시체를 냉동보관하는 회사의 특별 서비스(?)인 행복한 꿈을 꾸는 서비스에 의해,
그 시점부터 새로운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의 경우, 잠재의식에 내재된 두려움이나 걱정들이 꿈에 영향을 미쳐, 기분좋은 꿈이 아니라 악몽이 될 수 있는 것이었다.
냉동보관 회사의 꿈 프로그램에서 안내를 하는 한 남자는, 데이빗에게 다시 꿈을 꿀 것인지, 아니면 이제 깨어나 현실의 삶으로 돌아갈것인지를 묻는다.
데이빗은 비록 가슴아픈 현실이지만, 더이상 꿈이 아닌 현실로 돌아가겠노라고 결정한다.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서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린다는 결론..
꿈과 현실의 혼돈을 얘기하는 점에서 영화 '매트릭스' 가 떠올랐다.
물론, 영화 '매트릭스' 는 약간 다르다.
매트릭스에서 얘기하는 상황들은, 판타지일 수 도 있다.
아니면, 글자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단지 SF 영화일 수 있으나, 매트릭스는 단순히 그렇게 결론을 내기에는 철학적 요소들을 매우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매트릭스라는 영화는 대단하고, 수많은 영화와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할 수 있겠다.
영화 '매트릭스' 보다는 굉장히 제한적인, 이 영화의 경우, '사랑' 이라는 감정에 많이 치우쳐져 있는데,
이 영화역시, 많은 감흥을 일으키고 있으며,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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