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남편과 함께 본 "아내가 결혼했다" 아내가 결혼했다
shf0748 2008-11-13 오후 4:32:07 19763   [7]

주말에 충동적으로 손 잡고 영화를 보러 간 우리는 영화가 끝나고 나올때는 "멍~"한 상태로 영화관을 나왔다.

책을 보진 않은 나로서는 그저 "왜..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한 사람들이 서로 속이지 말고 대놓고 불륜을 저지르자는 건지...

결혼을 해서 사는 나로서는 이런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으로도 물리적인 시간으로도 말이다

일하고 집안 살림하고 한 남자의 아내로 사는 일도 충분히 고되다.

물론 극중 손예진 말처럼 삶이 포개지는 느낌.. 알콩달콩 행복하기도 하지만

아내의 두 집 살림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역시 멍한 상태로 영화관을 나온 남편이 그러더라~

"어떻게... 손예진은 그럴 수 있지?.. 더군데나 여자가..!!"

 

그 말을 듣고 어느정도 왜 이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 동안 특히 한국은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두 집 살림을 했는가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여자들은 자신의 남편을 나눠가지며 김주혁 처럼

분노와 고통을 느끼며 결국 받아들였는가..

그걸 비꼬기 위해서 남자들의 공감을 조금은 얻을 매력적인 "손예진"을

기용해서 완벽한 캐릭터를 만들었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을 나눠 가져야 했던 여자들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모두가 행복해졌는가? 하는 문제이다.

 

옛날 우리 할머니는 19살 시집와서 다른 2명의 여자와

남편을 나눠가져야 했다

우리 할머니는 작은 할머니와 한 집에서 살면서

같이 아이들을 보살폈다

우리 할머니는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만을 사랑했지만

우리 할아버지는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셨다.

할머니와 작은 할머니는 적이 아니라 동지로  어려울때

함께 도우며 사셨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 할머니의 삶은 여자로서 아주 불행하다

그리고 그 작은 할머니는 더더욱 불행하다.

우리 할아버지은 결국 노년에 홀로 돌아가셨고

마지막에 가장 서럽게 우시는 건 우리 할머니 뿐이었다

 

영화에서 처럼 아름다운 결론이 아니었다

만약 희생하며 살았던 우리 여자들을 위한 영화라면

그렇게 끝맺으면 안되었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남자들의 행위를 비꼬는게 아니라

그 남자들의 행위를 정당화 시켰다

그저 여자도 그럴수 있다 ? 그 정도만 보여줬다

영화는 영화일뿐이라고 하지만  

불륜을 미화시키며 그 동안 희생하며 살아온

우리 할머니들의 여자로서 고통과 상실감을 정당화 시켰다

 

그래서 아내가 결혼했다는

내가 지금껏 본 영화중에 가장 쓰레기 였다

 

난 한 남편의 한 아내로서 행복하고

남편이 나만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100%채워지지 않는다

 

내 남편은 한 남자로 수많은 생각과 표정을 가지고 있고

변화 무쌍한 그 모습에 늘 새롭다

 

내 행복한 결혼생활과 우리 할머니의 눈물많은 결혼생활

모두를 "아내가 결혼했다"가 더럽혔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누군가는  나에게 감정적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영화일뿐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다른 생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영화가 수 많은 돈을 들여

사람들의 생각에서 나온 시나리오로

사람들이 수개월간 혹은 몇년간 고뇌하며

만들어지는 예술이라면..

상황이 어이 없고 말이 안되는 억지 설정은 있을 수 있지만

"인간" 본연의 모습이 외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저 손예진의 귀여운 캐릭터와 외모

김주혁의 어쩔수 없어 하는 모습

그리고 그 둘의 섹스..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모순된 철학.

 

"아내가 결혼 했다"의 전부이다

 


(총 0명 참여)
d9200631
보는 내내 짜증나는 영화는 첨..   
2010-04-05 04:11
alpinerose
님의 말에 공감합니다.

이제껏 일처다부제라는 약간의 상식밖의 주제로 접근 한 것은 좋았지만, 결과가 매끄럽지도 않을 뿐더러 대리만족을 느끼기엔 무언가 찝찝한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연 감독이 말하고 싶은 것이 엔딩에있는 걸까 의심이 들정도입니다..   
2009-02-27 23:19
mina7359
음 좋네요 글이!!
  
2009-02-13 14:15
dddd5
글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먼저 영화는 예술이 아닙니다.
그리고 "인간" 본연의 모습? 죽을때까지 한사람만 사랑하는 것이 그것인가요? 평생 한남자와 결혼하는 것은 "사회"본연의 모습이 아닐까요.   
2008-12-18 19:08
can1505
흠....보진 않았는데...평점이 낮아서 패스..그런데 연기는 잘했는지..상탔지요~   
2008-11-30 02:46
wodnr26
재밌게 읽고갑니다.   
2008-11-25 22:47
RobertG
음 나올때 반응을 보니, 확실히 여성과 남성의 견해차이는 존재하는듯.   
2008-11-24 01:43
hc0412
슬프고 답답한 기분.
아무리 영화라지만....   
2008-11-21 21:42
hellion0
사실 이러한발상을 하는것에대해 놀랐었죠. 인생에 살아가면서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자 , 행복의 출발이라 생각했던 저에겐 좀 많이 흔들어놓은거같아요.. 다들이런생각하는건아니지?라는 것에 이상하게느껴졌구요 ㅠ   
2008-11-21 10:22
ann33
글 잘 읽었습니다   
2008-11-21 06:31
shelby8318
그렇군요. 글 잘 읽었습니다.   
2008-11-13 17:00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71252 [미인도] 뜨거운 장면 다 삭제하고 everydayfun 08.11.14 1986 0
71251 [렛 미 인] ★ 뜨거운 블랙커피가 어울리는 공포영화라니.. (3) cropper 08.11.14 8676 2
71250 [미인도] 슬픈 미인도 (2) kimbo1212 08.11.14 2780 0
71249 [서양골동양..] 중,고생학생들 보세요 (2) kimbo1212 08.11.14 1182 0
71248 [미인도] 마케팅 전략은 실패했다!!! everlsk 08.11.14 1146 1
71247 [원티드] 색다른 초능력 만화같지만 그래도 괜찮았던 '원티드' artofwar 08.11.14 1405 0
71245 [미이라 3..] 참 실망스러운 영화 sksk7710 08.11.13 1370 0
71244 [바디 오브..] Body of Lies(거짓의 실체)를 알게 될때까지 영화를 포기하지 말라 (1) bayfilms 08.11.13 1699 0
71243 [서양골동양..] 원작은 슈가파우더...? me3223 08.11.13 1337 0
71242 [서양골동양..] 맛있고 예쁜 케이크를 파는 가게 '앤티크' (1) fornest 08.11.13 924 0
71241 [우리 생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스포츠 woomai 08.11.13 935 0
71240 [서양골동양..] 그냥저낭 (1) moviepan 08.11.13 16724 0
현재 [아내가 결..] 남편과 함께 본 "아내가 결혼했다" (11) shf0748 08.11.13 19763 7
71238 [미인도] 그녀에 사랑과 세상사는 춘화 (1) anon13 08.11.13 1654 2
71237 [007 퀀..] 근본에 너무 집착하는 본드영화. pontain 08.11.12 1359 4
71236 [유레루] 애증의 형제 관계... ldk209 08.11.12 1199 0
71235 [캐쉬백] 시간을 멈출 수만 있다면 사랑도 영원할 수 있을까??? ldk209 08.11.12 981 1
71234 [너를 잊지..] 기대이하 (1) lsy8465 08.11.12 1504 0
71233 [연공 : ..] 첫사랑 그것에 대한 기억 (1) intherain 08.11.12 13556 1
71232 [이글 아이] 정말 어이없음.. (2) sksk7710 08.11.12 1060 0
71231 [공작부인:..] 음.. sksk7710 08.11.12 923 0
71230 [맘마미아!] 정말 즐거웠어요^^ (2) sksk7710 08.11.12 1100 0
71229 [더 클럽] 화려한 배우진이기에 더한 씁슬함,, (1) tjrlekd 08.11.12 959 0
71228 [007 퀀..] 다른 색깔의 007본드... sh9368 08.11.12 1129 0
71227 [연공 : ..] 연공 시사회를 다녀와서 (2) shirley 08.11.12 1305 0
71226 [007 퀀..] 대니얼 포에버! joshn12 08.11.11 1148 0
71225 [헤어스프레이] 천방지축 수퍼걸이 세상을 바꾼다! (2) shelby8318 08.11.11 1391 0
71224 [레이디스 ..] 역시 프랑스 국민가수 답군요 (1) greenwind 08.11.11 1095 0
71223 [커넥트] 원작보다 더 재밌고 시원한! ohssine 08.11.11 930 0
71222 [이리] 주류 사회에서 한 발 떨어진 사람들의 삶 fornest 08.11.11 1464 0
71220 [화피] [미카엘/화피] 설화가 된 사랑 soda0035 08.11.11 1202 0
71219 [아내가 결..] 이상한 영화... (3) redrif97 08.11.10 1278 2

이전으로이전으로721 | 722 | 723 | 724 | 725 | 726 | 727 | 728 | 729 | 730 | 731 | 732 | 733 | 734 | 73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