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엄마손을 붙잡고 어두운 영화관에 들어갔을 때 두려움과 긴장되는 마음으로
대체 저 스크린에서 무엇이 나올까 했던 기대감은 턱시도 입은 아저씨 관객을 향해 총쏘고
붉게 물들어가는 화면을 보며 벌린입 다물지 못하고 주먹을 힘껏 쥐었던 기억이 여태 생생하다.
차기 본드는 휴잭맨을 간절히 외쳤던 나에게 다니엘 크레이그는 MGM 에게 비료폭탄이라도 배달시키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지만 유아이즈온니 이후 개봉관 찾아가는 것을 한번도 거르지 않았던 나에게
카지노로얄 역시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오프닝크레딧 사라진거 부터 해서 이미 스크린을 향해 팝콘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 모두 참아내며 끝까지
보았지만 몸짱에 턱시도입은 할아버지가 종일 카드쳤던 기억밖에 남은게 없다.
불켜지고 "아 재미없어" 하며 나가는 언니들 보며 차라리 올랜드블룸 같은애 썼으면 동정이라도 받지..
칠순앞둔 존스 박사님 보다도 더 들어보이는 비주얼로 비기닝 컨셉을 소화하겠다니 거참..
어쨋든 좋다.. 배트맨도 비기닝했고 슈퍼맨도 리턴했으니 본드도 돌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근래 007 과 엮여 항상 언급되는 본시리즈를 나 역시 거품물고 봤던 터라 차기 본드영화는 본팀이 통째로
옮겨가라 를 기도했는데 어쨋든 본시리즈의 액션팀이 퀀텀에 참여했다는 소식에 다소 기대를 하기는 했다.
하지만 마크포스터 라는 이름에서는 한숨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 이제는 애인 죽은거 우려먹으면서 아주 드라마를 찍어라. 아예 오스카를 노려보지 그러냐..
하며 저주를 퍼부었지만 결국 개봉관에 팝콘들고 앉아 있었다.
아무리 다니엘의 비주얼에 심기가 불편해도 새로운 본드영화 보러 극장에 앉아있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다.
사자 한번 짖어주시고 여신아줌마 나오고.. 아놔 근데 또 오프닝 어디갔나
그래 뭐 저번에도 건너뛰었으니.. 그리고 시작되는 자동차 추격씬.
보면서 드는 생각이란 저거 마이클베이가 했으면 죽였을텐데..
그리고 알리샤양의 주제곡.
그런데 눈에 띄는 폴해기스란 이름이다.
앗.. 설마 그분이..
폴해기스란 이름 가지고 각본쓰는 사람이 흔할리는 없고 제길.. 역시 드라마로 갈려나보다.
불안한 마음 가지고 끝까지 지켜봤다만
이건 뭐 제목에서 느껴지는 죽은연인에 대한 드라마도 없고
나쁜놈은 영화 거의 끝날때쯤에서야.. 어? 쟤가 이번편 나쁜놈 대장이었어? 하는 생각만들고
본시리즈의 액션팀들은 와서 대체 뭐했나 싶고
역시 마크포스터 잊지않겠다.. 그리고 해기스님은 이번에는 미스셨음.
2200억 제작비는 대체 누가 다 먹은건지
자동차추격씬에서 엔지만 400여번내서 에스턴마틴이 다 먹은건지.
다만 마지막에 불꺼진 방에서 총들고 앉아있는 다니엘의 모습에서 숀코너리가 오버랩 되더라..
난 이때부터 혼자 흥분했는데 영화 끝남과 동시에 등장하는 오프닝크레딧~
헉.. 한시간반동안 팝콘 조각내기 놀이하다 영화끝나면서 흥분해보긴 또 처음이다.
오프닝이 왜 마지막에 나왔을까??
짧은 생각이었지만 다음시리즈부터 이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암시일거야.
이제 됐어 ㅋㅋㅋ
그런데 유투브 찾아보면 오프닝이 처음에 나오던데 이건 좀 의문이다.
국내 개봉에서만 편집을 그렇게 한건지 아님 진짜 내 바램대로 제작사의 의도인지.
뭐 어쨋건 오프닝이 마지막에 등장한 덕에 다음시리즈를 너무너무 기대하게 되버렸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이제 두편동안 몸빵해주신 다니엘형은 그동안 수고 많으셨고
휴잭맨 아님 에릭바나가 맡아주셨으면 좋겠다. 티모시달튼의 본드가 가장 좋았던 터라 아무래도
휴잭맨이 티모시달튼과 느낌이 비슷하다.
연출은 마이클베이 각본은 타란티노가 해줬으면..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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