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몰아치는 눈보라, 눈밭 속에 동강 난 비행기.
촛점 놓아가는, 눈물 고여가는 눈동자.
마지막으로 붙잡으려는... 이어주려던...
슬프고도 애린 사랑이 죽는다.

친구가 잘못 찬 축구공을 쫓아가는 otto
아빠의 죽음 소식을 악랄히 거부하며 뛰어가는 ana
결코 우연이라 눈가릴 수 없는 둘의 만남이 이루어지다.

숫한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otto
종이에 씌여진 달콤한 연애글,
이 글의 주인공을 otto의 아버지라 거짓 알린 ana.
어린아이들의 장난질은 결국 어른들의 또 다른 인연을 만들게 된다.

ana를 만나기위해 비가 줄창내리는 하교길 교정에서, 아비의 재촉되는 부름에도 고집을 피운다.
결국 포기하고 차에 들어가는데, ana가 있다. 둘은 차 안에서 성장해간다.

짐을 싸들고, ana를 곁에두고자 otto는 아비의 집으로 온다.
둘은 윙크로 서로를 허락하고, 가족사진을 찍는 자리에서 종이를 건네는 ana.
'용기를 내서 내 방으로 와'
불안한 둘의 뜨거움은 짙어간다.

허나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음에,
부엌, 다져지다 만 채소더미 위에 파리떼, otto 어미의 자살.
영안실에서 아비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otto는 짐짓 냉정해보인다.
허나 ana의 눈에 들어온 otto는, 어미의 죽음에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는 절규를 목도한다.
ana의 눈이기에 그 절규는 더욱 요동친다.
요동치는 otto는 썰매를 타고 절벽 아래로, 스스로 추락한다.

모두를 떠나간 otto, 사랑을 잃고 헤매는 ana.
둘은 만날 듯 부딪칠 듯 하다가도 끝끝내 옆으로 스치며,
광장에서 ana는 otto의 초등학교 선생을 만난다.

4년 간의 동거를 정리하고 뛰쳐나온 ana는, 새 아비의 고향인 핀란드로 향한다.
그 곳에서 할아버지 오토를 만나게 되고, 화물운송 비행사로 일하던 otto는 아비의 집에 들른다.
ana와 otto의 긴 방황, 속절없이 타인과의 사랑으로 배회하던 나날이 끝나가는데...
해후의 정점이 그리 쉽사리 오지 않는다.

핀란드, 북극선이 마루바닥을 가로지르는 곳. 앞은 호수다.
해가지지않는 성요한절, 태양이 호숫가 위에서 옆으로 지나가는 영상이 아름답다.
호수앞 의자에서 ana는 기다린다. 지나가는 우체국차를 세우가며 소식을 묻는다. 시간이 제법 흐른다.
otto는 비행기 추락사고, 할아버지 오토가 그랬듯 나무에 메달리게 된다.

ana는 비행기 추락사고의 주인공이 otto임을 직감하며 시내로 향하고,
otto는 며칠만에 구출되는데, ana가 늘 앉아있던 호숫가 의자 맞은편이다.
단 몇 분의 차이로 시내에 도착한 otto,
ana는 신문을 펼쳐들고 할아버지 otto의 집으로 뛰어가는데,
분명 누군가가 사고를 당했다.

ana는 할아버지 오토에게 "네가 기다리던 사람이 안에 와 있다"라는 말을 들으며 otto를 만나게 된다.

다시 밖에는 막 시내에 도착한 otto, 사고의 소리를 듣고 달려간다.
ana가 누워있다.
ana의 눈에 otto의 얼굴이 들어온다. 눈물 고인다.

이어질 듯, 이어질 듯...
만일 핀란드의 시내에서 둘이 살아서 해후였다면...이처럼 멍울지지는 못하였으리.
otto의 사고연유가 지구 온난화에 의한 북극 기후의 급작스런 변화인지, 영화에서는 별관심없다.
다만, 사랑이 그토록 이어지려해도 쉽지 않음에...

영상으로 추억되는 사랑얘기 하나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