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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태양보다 뜨겁고, 바람처럼 자유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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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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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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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8 오전 12:28: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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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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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그래픽의 따뜻함과 제한된 대사의 잔잔함. 그리고 자연과 자유에 대한 갈망.
작년 여름 '슈렉'으로 '동화란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라는 고정관념에 과감히 도전, 디즈니의 '아틀란티스'와 콜럼비아의 '파이널 환타지'를 누르고 애니메이션 극장가를 제압했던 드림웍스가 올 여름에는 꽤나 다른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을 들고 관객들을 찾아왔다.
디즈니 출신의 제프리 카젠버그가 이번에는 디즈니적부터 쌓아왔던 그의 노하우를 발휘한 '스피릿'을 기획, 디즈니와의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된 것이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미개척시대의 미국 서부.
야생 종마 '스피릿'은 아름다운 대자연속에서 야생마 무리를 이끌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두발 달린' 인간을 마주치면서 상상도 못했던 모험이 시작된다.
인간에게 붙잡혀 팔려간 기병대의 요새에서 자신을 길들이려는 군인들을 차례로 낙마시키며 의기양양해하는 스피릿.
냉혹한 '대령'은 물과 먹이를 주지 않으며 스피릿을 굴복시키려 한다.
백인들에게 붙잡혀 갇혀 있던 인디언 '리틀 크릭'과 함께 탈출에 성공해 인디언 마을로 온 스피릿은 그곳에서 암말 레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머지않아 스피릿은 인디언 마을을 습격한 대령에게 다시 잡혀 눈 내리는 북쪽 땅으로 끌려간다.
재갈을 차고 다른말들과 같이 생활하는 스피릿.
절망스럽지만 자유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던 중 그를 구하러 온 리틀 크릭의 도움으로 탈출, 대령의 숨막히는 추격전이 펼쳐진다.
아이들을 위한 해피엔딩이지만, 어른의 눈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대자연으로 돌아간 야생마와 인디언 등 모두 문명에 밀려 멸종되다시피한 오늘날 그들의 운명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같은 처지인 인디언과 야생마는 비슷한 처지의 서로에 대한 은유적인 캐릭터다.
미국인이 만든 작품이지만, 야생마의 대척점에 인디언을 놓음으로써 자연과 자유의 상징인 인디언을 섬멸하려는 미군의 악랄함을 꼬집은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야생마를 길들이듯 인디언 역시 마음대로 다루려 했던 미군의 행동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스피릿'은 인간에게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는 야생마의 모험담을 그린 내러티브에 중점을 둔, 드라마가 강한 애니메이션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한스 짐머, 브라이언 아담스, 맷 데이먼, 켈리 에즈버리 등 할리우드 최고의 스텝들이 모여 드림팀을 구성했고, 그들은 '트래디지털'이라는 신기술과 웅장한 음악,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스피릿'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일단 제프리 카젠버그가 누누이 강조했던 트래디지털 효과에 주목할 것.
Traditional 과 Digital의 합성어인 트래디지털은 2D의 전통적인 아날로그식 수작업 과 디지털 3D 장점만을 결합시켜 만들어낸 드림웍스만의 신기술이다.
즉, 협곡 등의 장엄하고 역동적인 대자연을 표현하는 데는 3D의 입체적인 그래픽 기술을, 그 안의 인물 등 부드러운 움직임과 정감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에는 평면적인 2D기술을 사용한 것.
그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워서 관객들은 초원을 질주하는 스피릿의 거친 숨결과 휘날리는 갈기, 푸르른 하늘과 차가운 물방울을 손에 닿을 듯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말(言)못하는 말(馬)의 심경을 노래로서 설명한 브라이언 아담스와 장쾌한 화면에 한층 깊이를 더해주는 한스 짐머의 음악이 덧붙여져 '스피릿'은 놀라운 흡입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음악으로 정신을 표현하려는 시도는 다소 무리가 따른 듯이 여겨진다.
음악이 너무 지나칠 정도로 직접 간섭하는 탓에 이야기의 진행이 더뎌지고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말이 주인공인 영화라 역동적인 장면이 곳곳에 들어 있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정적이다.
대자연이 배경이며 주제이니 만큼 이를 표현한 아름다운 화면도 이 영화의 강점이다.
독수리의 움직임처럼 하늘을 향해 비상하려는 스피릿의 '자유로운 정신'을 인상깊게 표현한 도입부의 상승과 하강을 거듭하며 거대 계곡과 대자연의 장엄한 경관을 '독수리의 눈으로 보여주는' 산과 들판의 모습과 계곡, 절벽에서의 추격장면 등 환상적인 화면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올 여름 개봉예정인 디즈니의 '릴로&스티치'나 폭스의 '아이스 에이지'등 경쟁사 애니메이션과의 경쟁에서 드림웍스의 '스피릿'이 어느 정도 선전할 수 있을 지도 흥미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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