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알프스에 있는 '아이거 북벽'의 정상을 등정하기 위해 산에 오른 독일 등산가들의
실화를 다룬 <노스 페이스>. 제목인 '노스 페이스'는 산의 북쪽면을 뜻하는 의미로,
'아이거 빙벽'의 북쪽면을 등정하기 위한 스토리를 담은 제목이다.
보통 우리가 봐온 <클리프 행어><버티컬 리미트><하이레인>과 같이 산악영화는 기본적으로 재밌다.
바로 삶과 죽음의 경계인 산악등정에서 보여주는 스릴감과 아찔함 때문이다.
위에 열거한 영화들은 보통 오락영화로써의 본분을 다했다면,
독일영화인 <노스 페이스>는 조금 다른 길을 선택했다.
물론 실화이기 때문에, 단순히 오락영화로만 만들 순 없고
산을 사랑하는 그들의 모습과 사랑, 삶과 죽음, 도전정신 등을 다룬 드라마로 펼쳐냈다.
올라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성취감과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
이번 영화에서 많이 느낄 수 있었던 부분도 바로 이러한 점이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그리고 '성취'....
산을 정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다시한번 도전하고 넘어서자는 것..
보다 높아지는 산은 단순한 '높이'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새롭게 높아진 '자신'에 대한 도전이다...
영화 <노스 페이스>는 그러한 산악인들의 정신을 담고있다.
그 안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가 아찔하게 펼쳐지고, 그들을 걱정하는 사랑하는 여자도 있다.
그리고, 당시 상황에서의 주인공들은 '독일'의 '영웅 만들기'를 이끌어야하는 존재들로도 비쳐졌다.
당사자들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독일의 고위층, 신문사 등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야하는 '영웅'이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의 여러 나라에서 서로 먼저 '등정'을 위해 경쟁을 하는 와중에서,
독일은 올림픽 개회를 앞두고 국위선양을 위해 등산가들의 등정을 부추기고 영웅만들기에 힘썼다.
산 아래 따뜻한 곳에서 값비싼 음식을 먹으며 그들의 산악등정만 기다리는 일부 부유층의 모습과
'보리 스프'만 먹으면서 힘들게 위로위로 올라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대비되면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챙긴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그들의 등정만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등정이 어려워지자 쉽게 그 자리를 떠버리는 모습들...
어떻게든지 특종과 영웅만들기에만 급급한 일부 사람들은, 그들의 힘듬의 1/10이라도 알까...싶었다.
<노스 페이스>는 어떻게 저러한 장면을 찍었을까할 정도로 놀라운 산악의 경관과 등정을 보여준다.
페이크(Fake)를 거부한 제작진들과 주인공들은, 산악 가이드의 지휘하에 실제연출을 이뤄냈고
그 결과 관객들은 두 시간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할 '아이거 빙벽'의 노스 페이스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 '오우거(Ogre)'에서 따온 '아이거' 빙벽은 이름만큼 '죽음의 빙벽(氷壁)'이었다.
누구에게도 쉽게 등정을 허락치않는 자연의 위대함이자 산악가들에게는 큰 산과도 같았다.
주인공들의 등정은 실패했지만, 그 정신만은 기릴 수 있게 되었고
2년 후인 1938년에 최초로 아이거 빙벽의 등정은 성공하게 되었다.
많은 이들의 죽음 위에 쌓인 도전정신과 선구자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누군가는 그것을 이루게 되었다.
영화 <노스 페이스>는 6월 3일 일부극장에서 개봉할 예정, 멀티플렉스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울 듯.
산악영화는 큰 스크린과 빵빵한 사운드로 봐야 정말 짜릿하고 아찔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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