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독일은 올림픽 대회를 앞두고 세계 각국에게 나라의 명예를 위해 지금껏 누구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이거 북벽의 정복을 부추기고 이 등정을 위해 군 복무중인 토니와 앤디도 출전을 고민하다 결국 등정을 결정합니다. 전 세계 각국의 신문도 이 등정에 관심을 보이고 이 무리 속에 토니와 앤디의 어릴적 친구이자 토니가 사랑한 루이즈도 함께 합니다. 자신의 모든 등정을 기록한 노트를 루이즈에게 전하고 앤디와 본격적인 아이거에 오르기 시작한 토니. 그러나 누구에게도 정상을 허락하지 않았던 그 산은 최악의 시련으로 그들을 맞이합니다.
지금까지도 무수한 사상자를 낼 정도로 험란하기로 유명한 알프스 마지막 코스인 죽음의 절벽 아이거. 당시 누구도 정상을 밟아 보지 못했던 그 곳을 올라갔던 두명의 독일 등반대원의 실제 등정 과정을 영화화 한 <노스페이스>는 지금껏 산을 배경으로 한 어떤 영화보다도 사실적으로 산과의 사투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험란한 코스를 올라가는 과정의 긴박함과 더불어 점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인간의 심리 변화와 사랑을 적나라하게 담아 내고 주변의 상황과도 절적히 이야기를 연계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끝없는 한계를 돋보이게 하고 있습니다.
"개인과 국가"
한번도 정상을 허락하지 않았던 곳을 오르려는 젊은이들의 도전하는 과정을 담은 개인적인 관점과 그들의 등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국가의 상황이 교묘히 어울어졌던 당시 상황을 영화로 옮긴 <노스페이스>는 이외에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국가간 경쟁적 관계 그리고 토니와 루이즈간에 이루지 못한 사랑이야기까지 산을 오르는 이야기 외에 많은 것들을 담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전 올림픽을 계기로 독일 정복자의 기상을 보여주려는 독일 정부는 신문을 이용해 독일의 등정을 다루었고 오스트리아를 호시탐탐 노린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반대원과의 경쟁 관계는 산 위에서 뿐 아니라 아래에서도 벌어지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등정이 점점 최악으로 치닫자 초라한 후퇴라며 보도를 포기하고 떠나려다 오히려 그런 상황 마저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에 회의를 품은 루이즈의 모습은 서로 힘을 합해 생존하려던 독일과 오스트리아 대원들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기도 합니다.
"정상을 향하여"
그러나 역시 <노스페이스>는 산과의 사투가 압권이며 이들의 등정하는 과정의 박진감은 단연 최고입니다. 작은 쇠조각인 '피톤' 하나로 올라가며 서로의 로프에 생명을 걸어야하는 상황은 한 순간의 방심을 허락하지 않고 긴장하게 합니다. 최고의 실력을 갖고 철저히 준비했음에도 예상치 못한 날씨와 낙석의 사고등으로 점점 그들은 최악의 나락으로 빠져만 가지요. 부상자의 상태가 심각해지자 그들은 계속 올라갈 것인가 포기하고 내려갈 것인가를 고민하자 숨겨진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머리가 깨지고 숨쉬기 조차 힘들어도 정상에 오르고 싶은 강한 욕망은 오히려 더 큰 사고로 이어져 그들 모두는 생명에 위협 받게 되며 점점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生과 死"
점점 최악으로 향하는 그들의 등정은 결단을 내립니다. 그러나 그 결단을 이행하기도 만만치 않게 되고 생존을 위한 사투는 계속됩니다. 추위를 막아 줄 장갑을 잃어 버려 손은 감각이 없어지고 눈사태에 쓸려 내려가 벌어진 사고는 결국 희생자를 내고 맙니다. 그렇게 그들이 죽음과의 사투를 벌이는 동안의 모습은 산 아래에서의 취재 열기와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단순히 경기를 보는 것처럼 즐기던 사람들은 따듯한 곳에서 좋은 음식을 먹으며 그들의 소식에 궁금해 합니다. 하지만 점점 그들의 상황이 악화되고 목숨을 잃는 상황이 되자 더 이상 그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없어지고 그들을 살리기 위한 노력에 동참합니다. 그러나 악천우에서 누구도 나서지 못하고 뒤늦게 토니의 사랑을 깨달은 루이즈만이 그들을 살리기 위해 홀로 손을 내밀려 합니다. 그렇게 극한의 순간에서 사랑하는 목소리로 기적적으로 삶을 연명하는 모습은 정말 인간의 한계에는 끝이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인간의 한계"
<노스페이스>는 등산을 하면서 벌어질 수 있는 무수한 위험을 적나라히 보여주며 충격을 전합니다. 지나치게 적나라해 무섭고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 함께 힘을 합치는 모습이나 모험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절정의 쾌감 또한 보여 줍니다. 그들이 보려한 정상의 모습은 아쉽게도 다른 이의 성공 소식을 담은 자막으로 보여지지만 수없는 도전을 통해 결국은 해 내고야마는 인간을 보면서 정말 인간의 힘은 미약하지만 정신력은 창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련은 있어도 포기는 없기에 결국은 해 내는 인간의 모습에선 한계란 인간에게 해당되지 않는 유일한 단어가 아닐까란 생각마저 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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