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얻으며 화제가 된 독일 영화 <미치고 싶을때>가 좋은 평을 얻은 이유는 아름다운 풍광도 탄탄한 스토리도 아름다운 영상도 아니다. 너무도 처절한 사랑이 만드는 자극적인 정사씬과 파격적인 영상이 작품을 이끌어 가는 모든 것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파격적이다. 독일에 거주하는 터키계 사람들의 밑바닥 인생을 그리고 있으며 그 안에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하류 인생들의 처절하리 만큼 슬픈 모습을 담고있다. 영화 속 인생들은 독일의 다른 이면을 보여주듯 적응하지 못하는 터키인들을 대변하는 몇몇 부류들이 등장을 한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생활 모습을 가지며 살아간다. 주인공 치하트는 사회에 절대적으로 어울리지 못하는 삶의 희망이라고는 없는 인생 낙오자다. 그런 그에게 집에서 독립하고 싶어 수도 없이 자살을 반복하는 어린 여성 시벨이 계약결혼을 제의하고 서로 다른 이성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이상한 관계로 발전한다. 그 사이에 서로는 끌리고 삶의 모든 것인 사랑이 된다.
<미치고 싶을때>는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다. 그 이야기 속에서 일어나는 행위들과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영상과 음악이 영화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쾌감을 감출 수 없다. 너무나 격렬한 화면들은 멀미를 하듯 울렁거리게 만든다. 비약적인 모습이나 정사씬에 대한 거부감때문이 아니다. 그러한 영상이 던지는 충격이 크기 때문이다. 관객들의 마음을 어딘지 모를 장소에 온 것 같은 초초함을 느끼게 만든다.
포르노 배우 출신인 여배우가 보여주는 사실적인 정사씬은 저질스럽거나 추해보이지 않는다. 주인공들의 감정의 변화와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어가기 때문에 상당히 몰입하게 되고 그들의 미치도록 만들어가는 사랑에 흡수 되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되고 그러한 사실이 불편하게 만든다.또한 사실적인 장면들을 우리나라 관객들이 결코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학적인 정사씬과 드레스를 입고 다른 남성과 벌이는 정사는 불쾌한 느낌까지 느끼게 하고있다. 서로를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사랑하는 두 남녀는 결국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다는 내용이 주는 메시지는 약하다. 중간중간 나오는 터키의 음악 연주 장면 또한 사회에 흡수되지 못한 주인공처럼 영화와 어울리지 못하고 독일인이 터키를 바라보는 시선이 담긴 것 같아 불편하다.
<미치고 싶을때>는 자극적인 정사씬과 가학적이고 불쾌한 모습들이 이제는 제발 그만 좀 하지라는 느낌이 드는 미칠 것 같은 영상의 나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