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에비에이터 에비에이터
sunjjangill 2010-08-29 오후 6:54:56 1112   [0]
‘하워드 휴즈’의 실화를 접했을 때, 궁금증은 갑부의 삶을 살다 간 인물이 강박증 환자라는 단순한 사실에서 출발하였다. “왜, 억만장자는 강박증 환자일까?”. 질문을 확장해서 생각해 보면 “무진장 많은 돈 때문에 한 평생 지 멋대로 살다간 남자가 왜 미국시민에게서 ‘신’처럼 추앙 받지?” 그다지 유익한 질문은 아니지만, 마틴 스콜세지가 이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을 때는 이야기가 180도 달라진다.

<갱스 오브 뉴욕>으로 인연을 맺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마틴 스콜세지에게 ‘하우드 휴즈’의 실화를 영화로 만들자고 제안했기에 여러모로, <에비에이터>는 그의 필모그라피에서 이례적인 작품일 것이다. 또한, 전작들과 비교해서 어떤 맥락성을 찾기도 불분명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 사회의 이면을 파헤치는 작품들로 인정받고 성공한 마틴 스콜세지가 철저하게 자본가의 삶을 살다 간 하워드 휴즈를 보는 시각은 일반적 미국시민과는 그 격이 다를 것이라 기대하게 만든다. 결국, <에비에이터>에서 중요한 화두는 감독이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과 이데올로기일 것이고, 전작과의 맥락성을 찾는 일이다.

싸가지 없게 솔직하게 말하면, 하워드 휴즈는 부모 잘 만나 미모 출중하고 거기다 ‘부’까지 세습하여 당대 미녀 배우들과 화끈하게 놀아나다 지상이 지겨워서 하늘 위로 비상하고 싶었던 남자다. 평범한 소시민으로서는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지에서, 하물며 공기조차 다른 곳에서 생을 마감한 그에게 마틴 스콜세지는 무엇을 끄집어내고 싶었던 것일까? 당연히 답은 ‘미국’이다. 따라서 실존 인물을 그린 <에비에이터>는 감독에게 가지는 우리의 일반적 시선(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할 뿐더러, 새로운 영화 해석을 요구하지 않기에, ‘상투성’의 멍에에 옥죄여 있는 꼴이다. 거대한 인물의 삶을 거대하게 스크린에 옮긴 작업 때문에 감독의 명성에는 또다시 동의하지만, 결벽증과 강박증으로 생을 마감한 하워드 휴즈의 비참한 말로처럼, ‘허무’하기만 하다.

그러나 공허한 마음과는 달리, <에비에이터>는 ‘걸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위에 장황하게 언급한 의견을 한 단락 차이로 뒤집는 이유는 예상외로 간단하다. 한 개인의 삶을 조망한 카메라는 결코 관객의 동일화를 끌어 내지 못한다. 즉, 컷의 처리와 장면전환에서 드라마를 보듯 개인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하워드 휴즈’와 ‘관객’을 단절시킨다. 카메라는 집요하게 하워드 휴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의 행적을 쫓지만 그의 심리를 알아낼 어떠한 단서도 제공하지 않는다. 즉, 미미한 역사를 지닌 대중은 한 개인의 거대한 삶 앞에서 밀려난다. 스크린은 안과 밖의 철저하게 구분하는 경계선임과 동시에, 개인의 역사가 대중의 역사를 ‘역전’시키는 분기점 역할을 한다. 결국, 감독의 의도적 ‘거리두기’로 인해 하워드 휴즈의 삶은 극적으로 느껴지며 그의 성공은 ‘신화’처럼 다가온다.

기이하고 모험적이던 한 남자가 역사에 남기까지 익명의 대중들은 자본의 논리에 의해 그를 ‘신’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개인의 온전한 삶을 방해하던 결벽증과 강박증에 대해서는 묻어버린다. 실존 인물에게서 미국의 역사를 읽어낸 감독의 ‘상투성’이 속된 말로 먹히는 까닭은 세기를 앞서나가는 개인의 행적에, 대중은 마치 현실의 이방인처럼 남겨지는 부조리한 상황 때문이다.

집단무의식 속에 잠재해 있던 소외감에 대한 두려움. 마틴 스콜세지는, 이 충격적인 ‘소외감’이 자발적으로 만든 신화에 ‘함몰’되고픈 대중의 욕망에서 비롯됨을 여전히 그 다운 방식으로 해석해낸다.

(총 0명 참여)
kkmkyr
그렇군요   
2010-09-05 17:57
smc1220
감사   
2010-08-30 17:13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6663 [에브리바디..]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영화 (6) tange100 10.08.30 531 0
86662 [에브리바디..] 상큼 쌉쌀하게 다가오는 새로운 가족의 이야기... (3) mivenhouse 10.08.30 661 0
86661 [애프터 라..] 선택! (3) k8714 10.08.30 475 0
86660 [이끼] 책을 안본 저로써는 좀 괜찮았어요~ (4) somihyun 10.08.30 674 0
86659 [아임 낫 ..] 아임 낫 스케어드 (2) sunjjangill 10.08.30 293 0
86658 [인어공주] 인어공주 (1) sunjjangill 10.08.30 987 0
86657 [인형사] 인형사 (1) sunjjangill 10.08.30 678 0
86656 [이프 온리] 이프 온리 (1) sunjjangill 10.08.30 7874 0
86655 [유 갓 서..] 유 갓 서브드 (1) sunjjangill 10.08.30 370 0
86654 [내 이름은..] 비루한 세상에 대한 낮지만 힘있는 외침..... (2) mublue 10.08.30 29016 2
86653 [피라냐] 임산부나 노약자 관람금지 (4) pskwin 10.08.30 677 0
86652 [구구는 고..] 구구 고양이 (4) jinks0212 10.08.30 664 0
86651 [센츄리온] 도망치다 볼 일 다 봄 (5) pskwin 10.08.30 491 0
86650 [백만엔걸 ..] 정말 좋아 아오이~ (4) jinks0212 10.08.30 874 0
86649 [슈렉 포에버] 중요한 얘기는 앞에 다 열거해놓고 되새김질하고 되새김질하는 형태로 쓸데없는 (5) reaok57 10.08.30 1151 0
86648 [슈렉 포에버] '슈렉포에버'는 그야말로 한편의 동화다. 한바탕 꿈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는 설정은 지 (3) dhcjf81 10.08.30 1118 0
86647 [워킹톨] 워킹톨 (3) sunjjangill 10.08.30 629 0
86646 [우리형] 우리형 (2) sunjjangill 10.08.30 1013 0
86645 [오페라의 ..] 오페라의 유령 (3) sunjjangill 10.08.30 919 0
86644 [오늘의 사..] 오늘의 사건사고 (2) sunjjangill 10.08.30 534 0
86643 [여자는 남..]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3) sunjjangill 10.08.30 999 0
86642 [익스펜더블] 스탤론 이분 나이 65입니다... 록키. 터미네이터.존맥클레인.황비홍.와일드오키드... (4) lennypit 10.08.30 715 0
86641 [내 깡패 ..] 겉모습으로는 모르는.. (6) ehgmlrj 10.08.30 1151 0
86640 [익스펜더블] 온갖 마빡이들과 거품빠진 올드보이들 무개념 들이대다 (5) everydayfun 10.08.30 568 0
86639 [에브리바디..] 보다보면 먼가 헷갈리는 (5) moviepan 10.08.30 449 0
86638 [프레데터스] 시작은 자유 낙하로부터~~ (4) eddieya 10.08.29 451 0
86637 [탈주] 잔인하고 독한 이송희일 감독, 그리고 <탈주> (3) aura1984 10.08.29 323 0
86636 [솔트] 남자 배우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유일하게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솔트’는 무엇 (4) reaok57 10.08.29 481 0
86635 [솔트] 안젤리나 졸리의 내한 소식과 함께 올여름 관객의 액션 본능을 뜨겁게 달굴 액션 블록버스 (4) dhcjf81 10.08.29 456 0
86634 [프레데터스] 다시 시작된 생존을 위한 사투 (5) sh0528p 10.08.29 544 0
86633 [스트리트 ..] 가볍게 즐기면서 볼수 있는.. (3) ehgmlrj 10.08.29 373 0
현재 [에비에이터] 에비에이터 (2) sunjjangill 10.08.29 1112 0

이전으로이전으로271 | 272 | 273 | 274 | 275 | 276 | 277 | 278 | 279 | 280 | 281 | 282 | 283 | 284 | 28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