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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sunjjangill 2010-09-07 오전 7:03:33 891   [0]
현재 외로운 솔로라면 좋은 사람이 어여 빨리 나타나주어서 지독한 외로움을 덜어주고 얼마 안 남은 화이트 데이를 멋진 데이트로 장식해주기를 소망할 것이다.

한 해를 살아가는 동안, 꼭 오지 말았으면 하는 날이 몇 개 있는데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솔로들에게는 묵직한 부담으로 가슴 언저리를 누르고 있다. 또한, 영화마저도 이런 시기를 놓치지 않고 개봉하여 솔로들의 허한 마음에 불을 지르니 이 세상은 솔로가 살기에는 역경과 고난이 산 넘어 산인 곳이다. 발렌타인의 위기를 모면한지 1달도 채 지나지 않아 화이트 데이라는 고난이 시간이 도래하고 있도다.
거기에 비보가 하나 더해지니,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이라는 이름마저 거창한 로맨틱 코미디 한 편이 개봉을 하니, 솔로들이여 역경에 굴하지 않고 험한 세상 어떻게든 질갱이처럼 버텨보세!

그리 과장되지 않은 소소한 대화에서 사랑을 끌어내는, 허구적이지 않은, 두 인물의 설정은 영화 <...홍반장>을 말랑말랑한 양갱이 같은 맛을 주는 영화로 느끼게 한다.
모 솔직히 이 영화 볼 만하다. 그런데도 내 손이 자판을 쭉쭉 밀면서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솔로의 비굴한 자존심 때문이다. 필자 자신의 사정이야 어떻든 <...홍반장>은 연인끼리 봐도 잼나고 친구들끼리 수다스럽게 보아도 맛이 나는 매끄러운 자태를 가진 로맨틱 코미디이다. 특이한 것은 깐깐한 도시녀와 다재다능한 시골남이 만났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사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건으로 생활 속의 대화들이 생기 있게 살아난 데서 영화적 메리트를 찾을 수 있다.

치과의사인 윤혜진(엄정화)은 도시 생활을 타의적으로 접고 파도에 떠밀리듯 어느 작은 항구도시에서 병원을 오픈 한다. 병원 자리를 소개해주고 인테리어까지 해준 이 마을의 홍두식(김주혁)은 마을에서 신임이 대단한 반장이다. 이름보다는 홍반장으로 통하는 이 남자는 부동산 중개인부터 시작한 그의 직업이 짱개집 철가방, 통기타 가수까지, 하나의 직업을 소유한 여느 남자와는 달리 다양한 일을 소화해내는 만능맨이다. 변화난측한 홍반장의 도출 출현은 점차 한 성깔 하는 혜진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이른다. 매일 만나서 토닥토닥 싸우고 서로가 서로를 곱게 안 보는 듯해도 홍반장은 혜진에게 없어서는 안될 생활 필수품처럼 중요하게 자리 잡는다.

앞서 말했지만, <...홍반장> 안에서는 서로 다른 두 남녀가 만났다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사건과 갈등이 없다. 주변 인물과의 관계들도 피상적이고 오로지 카메라 초점은 두 인물에게 집중되어 쏠리고 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자칫 하면 지루해 보일 수 있는 사랑 얘기를 감독 강석범은 홍반장의 다양한 직업과 실제 연인들이 서로를 놀리기 위해 쓰는 비방어를 영화 안에 잘 버물려 무리 없는 진행을 끌어낸다. 홍반장의 다재다능한 능력은 사건이 없는 극 안에서 사건을 대신하는 극의 전환을 이끌고, “짜증나”,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하네”등, 생활 속의 대화들을 극에 첨부하여 관객들의 동일감을 얻는다.

허나, 홍반장이 혜진의 사랑 고백 앞에서 속마음을 감추었던 이유가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에서 오는 망설임이었던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홍반장의 다재다능함과 자신감(거만함)이 여성을 매료시키는 카리스마, 남성미로 둔갑하는 시선은 위험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영화 내내 홍반장의 도움 없이는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모면하지 못하는 혜진이라는 인물 설정은 그래서 그리 산뜻하게 다가오지 못한다.

재미를 위한 설정을 재미로만 볼 수 없는 필자의 삐딱한 시선도 문제지만 스크린 안과 밖의 상황을 분리해서 볼 수 없게 만드는 삐뚤어진 우리 사회도 책임이 없지는 않다.

어디선가 누군가의 영화가 개봉하더라도 틀림없이 영화 자체로만 즐길 관객이 나타나 주길 바라면서...

(총 0명 참여)
kkmkyr
그냥 그렇구요   
2010-09-07 14:5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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