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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단평 + 올 해의 강력 추천작 소셜 네트워크
shin424 2010-10-11 오전 1:10:17 1054   [0]

 

 

 처음에 들려오는 평론가들 평을 보고나서 정말 거품 제대로 낀 평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보고 나니까 대단한 영화라는 걸 인정 안 할 수가 없겠더군요. 21세기의 고전이 될 거라는 평은 정말 심한 호들갑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올 해의 베스트 영화 중 하나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특히 조디악 때부터 느껴져왔던 핀쳐의 완벽주의적 경향 + 테크니션보다는 스토리텔링에 더 중점을 둔 장인의 영화 같다는 느낌을 좋아라하는 저로서는 세븐과 파이트 클럽보다는 확실히 더 좋아하는 영화이고, 개인적으로는 조디악과 함께 핀쳐의 최고작으로 꼽고 싶습니다.(처음에 이 영화 만든다고 했을 때 핀쳐의 역량에 안 맞는 작품이라고 투덜거렸던 것이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ㅎㅎ) 

 

 OST 만으로 들으면 전혀 안 어울릴 것만 같은 음악들이 영화 속에 완벽하게 어울어져 있으며(세븐에서 음악 담당했던 분들이 이 영화에서도 음악 담당을 했습니다. 근데, 장르 자체가 완전히 다른 두 영화의 음악 스타일과 분위기는 완전 흡사합니다), 캐릭터와 일심동체라도 된 듯한 섬세하고 완벽하게 통제된 연기, 물 흐르듯이 흘러가면서도 빠르게 질주하는 속도라든지, 영상, 편집, 전반적인 연출 등등.. 어느 하나 흠 잡을 곳이 없습니다.. 가장 최고인 건 각본입니다. 타란티노의 수다스러운 영화들을 연상시키는 살인적으로 방대한 양의 대사가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쏟아져나오는데.. 이 각본과 대사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입니다. 데이빗 핀쳐의 영화가 아니라 아론 소킨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오스카에서 다른 부문에서 수상 못 하더라고 각색상은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마치 음악팀, 미술팀, 감독, 각본가, 연기자 모두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멋대로 했는데 영화 전체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 게다가 영화는 정말 완벽하게 재미있습니다. 약간 스릴러적인 분위기도 있고, 무엇보다도 주인공이 하는 말만 열심히 따라가도 영화 길이 2시간이 30분도 안 되는 길이로 느껴집니다. 영화의 완성도로만 따지면 충분히 만점을 받고도 남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흔하게(?) 부르는 고전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생각은 들긴 듭니다.(왜, 시민 케인도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는데 10년이 넘게 걸렸잖아요)

 

 시민 케인하고 라쇼몽과 비교하는 평론가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군요. 영화 전체를 꿰뚫는 주제나 캐릭터의 특성은 시민 케인으로부터 이어지는 (정말 많이 쓰였던) 고전적 테마와 완전 흡사합니다. 재판 과정과 제판 이전의 마크의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이어지는 건 라쇼몽의 구조랑 거의 흡사하구요. 이런 구조나 중심 테마를 지닌 영화가 근래에도 많이 있어왔지만, 그래도 평론가들이 고전들과 비교하는 것은 그야말로 이런 구조나 중심 테마를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구현해냈기 때문이라고 굳게 확신합니다

 

 처음 보는 거라 당연히 마크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게 됩니다. 사회성 제로, 인간 관계성 완전 제로인 하버드 천재가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유명한 SNS인 페이스북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페이스북이 점점 더 알려지고 큰 제정적 성공을 거둠과 동시에 내면적으로는 점점 더 고립되어가고 무너져내리는 과정까지. 단순히 돈 잘 벌겠다는 욕망이 아니라, 그저 주위의 인정을 받고 싶어하며, 성공을 향한 집념 때문에 결국 성공을 이루면서도 주위에는 그 어떠한 인간적 관계도 남지 않는(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처연한 느낌이 들기까지도 하는..) 그런 모습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까 영화가 이런 마크의 인간 드라마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마크가 만든 이런 페이스북이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큰 성공을 거두게 되는, 그만큼 컴퓨터 화면에 앉아서 원하는 사람들과만 친구 맺기를 하여 관계를 맺는, 그런 배타적인 관계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그러나 그와 동시에 주변 사람들과는 더욱 더 단절되어 가는, 현대 사회의 인간 관계에 대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그리고 나오는 장면은 얼마 안 되지만 마크가 페이스북을 만들게 한 사건의 시작과 영화의 마지막 장면까지,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에리카의 시선으로 영화를 한 번 봐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 바빠서 뭐라 길게 주저리주저리쓰기는 했지만, 결론은 한 번 더 봐야 할 영화라는 것. 물론, 이런 영화라면 당연히 개붕 후에 1번 이상 더 봐야겠지요 ㅎㅎ(두 번째 보고 나면 좀 더 길고 자세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 그리고 국내 포스터 정말 못 만들었습니다. 포스터만 보면 단순한 성공 드라마처럼 보이는데, 이건 단순히 성공 드라마라고 짚고 넘어갈 영화가 아니란 말입니다!!

 

 또 하나.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페이스북이 해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듭니다. 페이스북이 무엇이 그렇게 특별하길래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인가...

 

 이 영화가 오스카용 영화라고 하는 이유는, 영화의 완성도 자체가 워낙에 압도적이기도 하지만, 오스카가 좋아하는 장르인 드라마인데다가 오스카용 드라마의 모든 요소가 정말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다 들어가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뭐 요즘 오스카가 뒤통수치는 걸 정말 좋아하니까 얼마나 많은 부문을 수상할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만으로 봤을 때에는 싹쓸이 할 가능성이 정말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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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2010, The Social Network)
제작사 : Scott Rudin Productions / 배급사 : 워터홀컴퍼니(주)
수입사 : 워터홀컴퍼니(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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