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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삶의 가치를 말하다 소셜 네트워크
sh0528p 2010-11-23 오후 11:27:46 867   [0]

 

얼마나 많은 인맥을 갖느냐가 성공의 지름길인양 인식되는 요즘,
그런 집착이 위험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가상 공간 속 또 다른 현실, 소셜 네트워크의 허상"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이 지금처럼 활성화 되기 전 인맥은 말 그대로 오프라인의 모임을 통한 만남으로 이루어졌다. 당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는지 명함으로 확인되고 그것을 잘 활용하여 진짜 인맥을 만드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로 인식되었다. 물론 지금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이젠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세상으로 변했다.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공간 속 나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연관을 맺고 있는지가 인기의 적도로 판가름 되는 세상이 된것이다. 마치 윈도우 환경에서의 즐겨찾기처럼 쉽게 다른 이들의 생활을 알 수 있고 다른 사람보다 빠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되는 이른바 '소셜 네트웍'의 비중은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며 오프라인 모임보다 온라인 관계에 신경을 쓰도록 인식을 바꾸게 만들었다.

 

 

이런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주도한 '페이스 북'이 나오게 된 배경을 영화로 만든 <소셜 네트워크>는 그러나 우리의 의식 구조에 위험한 함정을 경고한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온라인 공간에서 맺어진 필요를 위한 관계에서 우리는 어떤 것을 원하고 그런 관계가 진정으로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되짚어 보게 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우리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가치를 고민하게 하게도  한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주고 받은 수백통의 명함에서 진짜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이 될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면 우리는 쉽게 소셜 네트웍의 허상을 알 수 있다. 이젠 모임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보다 트위터를 통해 간편히 만나는 세상이 된  지금 모두들 만족스런 관계를 맺고 있는걸까?

 

"치열한 수재들의 아이디어 전쟁"


하버드의 수재인 마크. 그는 뛰어난 머리만큼이나 컴퓨터에 천재적 재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마크는 여자친구 에리카와의 대화에선 왠지모를 어긋남으로 점점 대화의 단절을 느끼고 급기야 여자 친구는 "넌 컴퓨터로는 성공할 지 몰라도 절대로 여자친구는 사귀지 못할 것"이라는 악담을 퍼부으며 절교를 선언한다.  뭐가 문제인지 모를 그는 술을 마시고 문제의 원인을 그녀에게 돌린 뒤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다. 그런 뒤 절친인 왈도의 로직을 이용하여 여학생 얼짱 투표 웹사이트인 '페이스 매쉬'를 만들어 하버드의 네트웍을 다운시킨다.  이 사건은 하버드의 좋은 인맥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던 윙클보스 형제를 만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이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마크는 그날부터 뭔가를 만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문제는 윙클보스 형제들과 만들기로 한 '하버드 커넥션'이 아닌 '더 페이스북'이라는 자신만의 네트웍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에리카에게 상처를 받고 우연히 친구의 말에 힌트를 얻어 몇시간에 만든 '페이스 매쉬'의 성공처럼 마크는 윙클보스와의 대화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더 페이스북'을 만든 것이다. 이제부터 영화는 이들간의 감정 대립과 소송으로 이어진 뒤의 상황을 보여준다. 거기에 성공을 달리던 마크는 자신의 더 큰 성공을 위해 냅스터의 창시자인 숀과 손을 잡고 단 한명의 절친이자 공동 창시자인 왈도를 버린 뒤 왈도와의 소송도 보여준다. 마크의 주장대로 정말 그는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비판을 받을 죄를 짓지 않은 것인지를 판단할 과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사랑한 여인 에리카와 절친 왈도마저도 잃은 뒤 마크의 인생을 보여주며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묻는다.  여러분은 돈, 명성은 얻었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는 이의 삶을 보고 어떤 것을 느끼시나요라고...

 

"감정 변화를 읽어내는 탁월한 재주꾼 데이빗 핀쳐"


<소셜 네트워크>는 컴퓨터 천재인 마크가 성공을 거두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진 잘못된 인간관계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전 세계 5억명의 온라인 친구,  전 세계 최초의 억만장자'라는 타이틀이 인상적인 이번 작품은 마크의 성공 과정과 함께 그가 겪게 되는 필연적 불행한 모습을 드러낸다. 누구나 로또 1등 당첨을 꿈꾸지만 뉴스에서 들리는 그들의 당첨 이후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행복한 것만은 아닌 것처럼 남들보다 뛰어난 머리로 이룩한 엄청난 성공은 그만큼의 상처와 아픔을 남겼다. 본래 의도는 아니지만 더 큰 성공으 위해 친구마저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나 자신의 뛰어남을 이해 못하는 이들을 패배자로 생각해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모습은 천성이 나쁘진 않지만 인간으로 성숙하지 못한 마크를 평가하는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려 했을 뿐'이라는 대사에서 단적으로 표현된다.

 

 

이런 마크의 모습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마크와 주변 인물들의 감정 변화다. 실연의 아픔을 나름의 복수를 통해 극복했고 그녀에게 자랑스런 모습을 보여 그녀를 되찾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큰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그는 여전히 한 여인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외로움을 벗어나지 못한다. 거기에 더해 단 한명의 친구마저 자신을 고소하자 그는 위로 받을 곳이 어디에도 없는 말그대로 사회 속 외톨이가 되어버린다. 이런 마크나 왈도, 에리카의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읽어가는 데이빗 핀쳐 감독의 연출은 <세븐>이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처럼 극도로 건조하고 지나치게 차갑기까지 하다. 5억명의 친구를 갖고 있음에도 단 한명의 친구를 초대한 뒤 승락을 기다리는 애처로운 엔딩 장면은 <세븐>의 마지막 장면에서 본 충격처럼 잊을 수 없는 잔상을 남기고 있다.

 

"법정 드라마의 긴박함을 지나치게 기대하는 것은 금물"


천재의 성공 속에 부연된 실패라는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의 핵심인 '소송'은 이번 영화에 중요한 포인트이다. 차마 마주보고 싶지 않은 상황까지 가게 된 소송 상황은 감독 특유의 연출로 영화의 위기나 갈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어퓨 굿맨>처럼 법정의 진실 공방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애초 <소셜 네트워크>가 마크의 말이 진실인가 거짓인가를 다큐처럼 풀어간 뒤 관객들에게 판단을 맡기려는 의도가 아니기에 영화는 소송 과정에서 이들의 모습을 작위적으로 연출하지 않는다. 이미 보여진 장면을 통해 관객이 아는 사실 정도를 다시 되새기는 정도일 뿐 누구의 말이 거짓인지를 밝히는 그런 연출은 없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스토리 전개에서 긴박함이 없고 위기나 갈등이 없는 전체적인 평면적 전개가 다소 무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감정을 읽어내는 특유의 모습은 있었지만 그의 대표작품들처럼 긴박함이나 잘 짜여진 스토리 진행으로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강한 임팩트가 없다보니 120분동안이나 진행되는 이들의 이야기는 밋밋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약간의 소송 장면에서의 긴장감을 연출로 표현했다면 인물 심리를 멋지게 읽어 간 것 만큼이나 재미를 주지 않았을까 싶다.

 

"애필로그"


앞으로 소셜 네트웍은 다소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더 확대될 것이다. 그만큼 만남의 시간은 줄어들 지 모른다. 그래도 반가운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과 있는 시간을 기다리는 행복한 시간을 기다리는 한 우리의 삶은 아름다울 것이다. 마크처럼 억만 장자가 아니고 수억의 친구가 없어도 내 절친한 친구들이 소중하고, 혼해 준 아내가 고맙기에 이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이 행복하다.  <소셜 네트워크>는 인생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알게 해 준 영화이다..





(총 0명 참여)
foralove
보고 싶어 지네요^^   
2010-11-24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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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2010, The Social Network)
제작사 : Scott Rudin Productions / 배급사 : 워터홀컴퍼니(주)
수입사 : 워터홀컴퍼니(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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