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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21세기형 신화 소셜 네트워크
hwangtejya 2010-12-23 오후 6:41:27 1220   [0]

 

 

 

 

 

거의 모든 사람이 해당 될 거다. 우리 모두는 기득권층에 편입해 보려고 아둥바둥한다.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는 치열하게 공부하고, 최대의 성과를 내려고 노력한다.
가능한 모든 연줄을 이용하고 기득권층이 원하는 '짓'이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
모든 종류의 면접은 그런 '짓'의 전시장이다. 모든 이력서는 그런 '짓'의 팜플렛이다.

우리는 폐쇄적이고, 우월의식에 젖어있는 그 주류 앞에서 온갖 구애의 몸짓을 보인다.
언제라도 무릎꿇을 준비가 되어 있고, 언제라도 달콤한 고백을 아끼지 않을 거다.
기득권층에 편입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명문대에 들어가야 하고, 대기업에 취직해야 한다. 그 외에는 별 볼일 없기 때문이다.

아니,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주 가끔 그 '짓'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구애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바에는, 자기 스스로 또 다른 기득권이 되겠다는 거다. 그들이 만든 시스템에 끼어들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이 새로 시스템을 만들어보겠다는 거다.

기존 시스템에 끼어드는 건 기껏해야 일원이 되는거지만

새로 시스템을 만들어버리면 시스템의 정점에 설 수 있다.

누구에게도 굽실거리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굽실거리기 시작할 거다.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 숀 파커의 말대로 ― 사람들이 당신을 겁내기 시작할 거다.

또 다시 숀 파커의 말대로, 투자자들은 잘했다고 칭찬해주며 모든 아이디어를 뺏어 가겠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진짜 멋진 건 소위 말하는 그 기득권이라는 견고한 바벨탑을 송두리채 뒤흔든 다는 사실이다.

그건 한낱 '일원'이 그 잘난 '임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심지어 더 우위에 설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건 중간단계를 모두 무시하고 한방에 선두로 올라서는 것이다.


바로 이게 오늘 날 서민들의 신화고 혁명이다.

영화가 주는 쾌감은 바로 그것이다. 주류에 편입하지 못해서 불만인 평범한 사람들에게 주는 작은 대리만족.

주커버그는 단순히 Nerd나 Geek이 아니라 혁명가고 영웅이다.
윙클보스 형제가 잘하는 건 고작 법을 이용하는 것 뿐이다. 법이나 제도는 주류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왈도는 시스템을 뒤흔들기보다는 안전하게 시스템에 안착하려 한다. 그는 한낱 광고 수익에 매달리려고 한다.

주커버그는 그 이상을 본다. 그는 고리타분한 법체계따위는 관심이 없다. 그는 마운틴듀 광고로 멋진 파티를 망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는 1톤짜리 대어에 관심이 있다. 백만장자 위에 있는 억만장자를 본다.

이게 가능한 게 다 그 스스로 주류라는 시스템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창의력은 가진 거라곤 머리밖에 없는 그에게 유일하고 위력적인 무기가 되어준다.

머리는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다. 출발점이 같다는 평등함. 서민인 우리는 더욱 신이 난다.

하지만 이 신화도 결국 허상이다. 새로 만든 시스템은 서민들에겐 그저 또 다른 높은 장벽일 뿐이고, 한사람의 성공신화 앞에서 우리는 다시 애정어린 구애를 시작해야한다. 하루종일 닭을 데리고 다녀야하는 '짓'이나 술을 한잔씩 마시면서 해킹하는 '짓'이나 우스꽝스럽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영화가 주는 환상이 마음에 든다. 우리 전체가 주류가 될 순 없다는 말은 슬프기 그지 없지만, 우리들 중 아무도 주류가 될 수 없다는 말보다는 낫다.

주류를 향한 구애보다 중요한 건 한 사람의 마음을 진정으로 얻어낼 수 있는 구애라고 영화가 아무리 주장한다해도 숀 파커가 제시하는 달콤한 꿈에 더 마음이 가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평범한 비주류라면 누구나 그것을 꿈꿀거다. 우리는 계속해서 제2의, 제3의 주커버그 신화를 만들어내고 거기에 지지를 보낼거다. 오래전 빌 게이츠에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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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2010, The Social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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