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멀리 떠나보내는 일만큼 가슴 아프고, 허전한 일은 없을 것이다. 언제나 곁에서 함게 울고, 웃어주던 가족이나 친구라면 더욱 그러하다. 영화 [내 친구의 소원]은 아주 특별한 이별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친구라는 존재의 소중함과 이별준비,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의 엉뚱함과 통증이 고루 담긴 특별한 성장영화다.
영국 리버풀에 사는 단짝친구 지기와 로비는 호기심많고, 엉뚱한 15세 사춘기 소년들이다. 여름캠프에서 부모님 몰래 술을 마시고 오바이트를 하는가 하면, 그저 여자친구와 함게 있는 게 즐겁기만 한 그런 나이다. 그러던 중 로비가 갑자기 쓰러지고, 둘은 예기치 못한 이별의 순간을 준비하게 된다.
영화 [내 친구의 소원]은 누구나 한번쯤 거쳤을 사춘기의 감정과 에피소드들이 담겨있다. 물론 남학생들의 이야기이고, 우리나라보다는 보다 개방적인 외국의 정서가 강하지만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누구나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내 친구의 소원]은 때로는 유쾌한 웃음을, 때로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는 것이다. 특히, 로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여기저기 다니며 고군분투하는 지기의 모습들은 종종 큰 웃음을 주기도 한다.
시한부를 선고받았지만 여전히 씩씩한 로비는 친구인 지기에게 마지막 소원을 말한다. 그런데 그 소원이 꽤나 엉뚱하고, 또 어렵다. 그래도 지기는 친구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시작한다. 생일선물로 받은 60파운드를 친구 로비를 위해 쓰는가 하면, 나쁜 어른에게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경찰에게 잡혀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래도 지기는 어떻게든 친구 로비 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시한부를 선고받은 친구와 그의 소원을 들어주려는 친구의 이야기는 언뜻 슬픈 영화로만 비쳐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내 친구의 소원]은 그러한 설정 속에 제목처럼 '친구의 소원'을 중요한 소재로 사용하여 밝으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친구의 소원이 너무도 엉뚱하고, 사춘기 소년다운 소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친인 로비와 지기의 모습은 시종일관 관객들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참 다른 성격을 가진듯 보이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챙겨줄 줄 아는 둘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이제 곧 이별을 헤야할 지 모르는 친구를 위해 애쓰는 지기의 모습은 참 듬직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시한부가 되었지만 여전히 장난기 많고, 씩씩한 로비의 모습은 귀엽기도 하다.
한편, 소원을 가진 사람은 비단 로비 뿐만이 아니다. 지기의 소원은 새로운 운동화를 사고, 또 어릴 때 이혼으로 헤어진 아버지를 만나보는 것이다. 하지만 친구 로비의 소원을 해결해 주기 위해 자신의 소원은 잠시 미뤄둔 것이다. 자신의 바람까지 잠시 미뤄두고 친구의 소원을 위해 노력하는 지기의 모습에서는 어른스러움도 엿보이고, 한편으로 친구를 위해 저 정도의 희생까지 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영화 [내 친구의 소원]은 참 사랑스러운 영화였다. 두 친구의 특별한 우정도 느낄 수 있었고, 사춘기 소년들의 성장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고, 또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국영화 특유의 감성도 녹아있으면서, 음악도 참 유쾌하고 즐거웠다. 그리고 낯설지만 너무도 신선하고 귀여운 두 주인공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여러모로 매력이 많은 영화 [내 친구의 소원]!!
즐겁게 웃고, 또 따뜻한 마음을 극장문을 나서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