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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스 본> 관람후기 윈터스 본
macbeth2 2011-01-20 오후 3:44:44 637   [0]

다니엘 우드렐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원터스 본(Winter's Bone)>은 마약으로 찌들어 온전한 정신의 소유자는 찾아볼 수 없는 ‘오자크’라는 변두리 산골의 황폐하고 decadent한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겨울의 뼈’라는 제목이 말해 주듯이 스크린 속의 칼바람이 객석에까지 온전히 전해 질 정도로, 러닝타임 내내 냉기가 흐르고, 줄곧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이어간다. 게다가 극빈 가정에서 발생한 사건을 모티브로 스토리가 전개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부국 미국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마약물 제조라는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힘든 업에 종사하던 아빠의 실종으로, 냉혹한 현실세계에 맞서 홀로 싸워야 했던 의지력 강한 17세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여류감독 데브라 그래닉의 미스터리 스릴러인 이 영화는, 제 2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드라마 부문, 왈도설트 각본상, 제6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C.I.C.A.E상, 제36회 시애틀 국제영화제 감독상, 제28회 토리노 필름 페스티벌 작품상, 제 21회 스톡홀롬 국제 영화제 작품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고 우리나라 부산영화제에도 월드시네마 부문에 초청되었다고 한다.

 

외모에 관심이 많고, 하고픈 것도 많은 나이 17세(극중 나이), ‘리 돌리’(제니퍼 로렌즈 분)는 부모님의 따뜻한 보살핌과 애정이 필요한 나이에 아버지의 실종으로 갑자기 비자발적인 가장이 되어 버려, 정신이 맑지 못한 어머니와 사춘기에 접어든 12살의 남동생 쏘니, 그리고 천진난만한 6세 여동생 애슐리를 부양하게 되고, 당장의 끼니를 걱정해야하는 힘든 현실에 봉착하면서 눈물마저 말라버리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마약제조 혐의로 실형선고를 목전에 둔 부친이, 구멍뚤린 돌과 타다 만 찢어진 성조기가 걸려있는, 가족들이 거주하는 다 쓸어져가는 현재의 오두막집마저 담보로, 보석금의 일부를 상쇄하고 흔적없이 사라져, 기한 내에 부친의 행적을 끝내 찾지 못한다면, 리 돌리의 가족들은 그 매섭게 추운 겨울 미국 변두리 황량한 시골 길거리로 내몰리게 되는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가족의 생존을 위해 5년 근무 조건으로 4천 달러를 제공한다는 여군에도 자원해 보지만 이마저도 미성년이라는 이유로 여의치 않다.

 

아직은 몰라도 좋았을 이기적인 성인의 세계에서 체험하는 환경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약자들의 조건을 두루 갖춘, 미완의 리 돌리에게는 한없이 냉혹하기만 하다. 하루 종일 집안 일을 해야하고, 동생들에게 셈법과 글자를 가르치며, 병치레를 겪는 모친을 돌봐야 하고, 먹을 것을 구해 와야 하며, 살아 남기 위해 방아쇠 당기는 방법을 어린 동생들에게 알려줘야 하고 사료 댈 돈이 없어 키우던 정 든 말까지 옆집에 넘겨야 하는, 이중 삼중의 감당하기 어려운 가혹한 고통의 터널속에서 그녀는 정말 처절하고도 철저하게 웃음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녀가 생각하는 그 가증스런 터널에서의 유일한 해방구는 사라진 아버지의 묘연한 행방을 알아내는 것 뿐이었다. 리 돌리는 아버지와 연관된 사람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하지만, 자신들의 안전을 도모하기위해 배타적일 수 밖에 없는, 이상하리만치 냉담한 마을사람 무리 모두가 그녀에게 전혀 도움을 주려고 하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그녀를 거칠게 린치하여 심지어는 치아를 부러뜨리기까지 한다. 그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내막을 감추려는 듯한 마을사람들의 눈빛들, 그리고 리 돌리에게 점점 가중되는 살해위협과 폭력, 그리고 종국에 점차 모습을 들어내는 미스테리어스한 진실에 이르기까지 관객은 스크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더욱 더 좋았던 것은, 참으로 차가운 영화에서 시종일관 삶의 무게를 떠안고 있는 무표정한 어린 소녀가장의 얼굴로 등장해, 가족에 대한 사랑, 부친에 대한 애증, 고통에 따른 두려움, 그로 인한 심리적 변화와 분노를 탁월하고도 섬세한 눈 빛으로 표현하고 있는 여우 제니퍼 로렌스의 열연으로서, 영화 관람자로 하여금 그녀의 지난 출연작을 뒤적이게 한다.

 

또한 옆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관중으로 하여금 성녀(?) 리 돌리를 자꾸만 응원하게 하는 건 감독 데브라 그래닉의 탁월한 연출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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