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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과 70년대... 팀 버튼의 로망.. 다크 섀도우
ldk209 2012-05-16 오후 5:54:59 888   [0]

 

고딕과 70년대... 팀 버튼의 로망.. ★★★☆

 

1770년대, 콜린스포트의 지주 바나바스 콜린스(조니 뎁)는 마녀 안젤리크(에바 그린)의 저주에 걸려 약혼녀 조제트(벨라 히스코트)를 잃고, 자신은 뱀파이어가 된 채 관 속에 감금되는 처지가 된다. 200년이 지난 1972년, 작업 인부들에 의해 깨어난 콜린스는 폐허가 된 저택에서 살고 있는 후손들과 만나게 되고, 200년 동안 살아남아 콜린스포트의 지주가 된 안젤리크와 재회하게 된다.

 

팀 버튼의 로망이 고딕이라는 건 너무 뻔한 사실이다. 단적으로 <배트맨>만 봐도 그러하지 않은가. 사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가 처음 평가절하의 대상이 됐던 것도 팀 버틴이 창조한 고담시의 매력이 너무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호러의 분위기 역시 팀 버튼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단골 메뉴다.

 

굳이 뱀파이어가 살아 돌아온 배경이 현대가 아니라 1972년으로 설정한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첫째는 1970년대가 고딕과 호러처럼 팀 버튼의 로망인 시대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하긴 팀 버튼이 58년생이니 70년대 초반에 대해 추억과 로망을 가지고 있는 건 대단히 자연스러워 보인다. 둘째는 영화 속 인물들이 현재라고 생각하는 시점이 관객 입장에선 40년 전의 과거라는 점에서 이중의 코미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조니 뎁은 영화 속 현재가 미래인 데, 관객은 현재가 과거라는 점, 조니 뎁으로선 처음 보는 첨단의 물건이 관객에겐 이미 사용하지 않는 구식물건이라는 이 묘한 딜레마.

 

기존의 팀 버튼 영화에서처럼 <다크 섀도우> 역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 기이한 고딕풍의 미장센은 1770년대나 1970년대에 들어와서나 비슷하게 시각을 자극한다. 뱀파이어와 마녀의 분장도 그러하거니와 배우들의 약간 촌스런 칼라의 옷도 시각적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코믹하면서도 음울한 분위기, 호러적 느낌의 스산함도 매력적이다.

 

이 영화의 매력으로 귀를 자극하는 음악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Moody Blues의 <Nights In White Satin>이 깜짝 놀라게 하더니, Carpenters의 <Top Of The World>가 감미롭게 귀를 감싼다. 물론 이 노래와 관련해 조니 뎁이 구사하는 유머도 그럴싸하다. 시대를 반영하듯 Iggy Pop의 <I`m Sick Of You>, Donovan의 <Season Of The Witch> T.Rex의 <Bang A Gong (Get It On)> 등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Alice Cooper가 직접 출연해 <No More Mr. Nice Guy> <Ballad Of Dwight Fry>의 두 곡을 부르기도 한다. 특히 조니 뎁이 클로이 모레츠에게 자문을 구하는 장면에서 배경으로 깔리는 Black Sabbath의 <Paraniod>는 이 영화의 분위기와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기가 막힌 선곡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 안타깝게도 영화의 OST 앨범엔 블랙 사바스의 노래가 빠져있다. 저작권 문제 때문인가?)

 

언제나 그렇듯 팀 버튼의 영화는 약간 맛이 간 상태다. 이건 확실히 취향의 문제일 텐데, 배우들의 조금은 과장된 연기도 팀 버튼의 영화에선 흠이 아니라 오히려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그런데 조니 뎁과 에바 그린을 제외한다면 배우들이 너무 쉽게 소비된 듯한 감을 떨칠 수 없다. 헬레나 본햄 카터나 클로이 모레츠에게 굳이 이런 역을 맡기기 위해 캐스팅을 했어야 했을까? 반대로 배우들의 역할이나 매력을 충분히 끌어내지 못한 거 아닌가 하는 느낌. 반대로 조니 뎁의 사랑을 받는 빅토리아를 연기하는 벨라 히스코트의 경우 외모부터 분위기까지 완전 팀 버튼스러운(?) 느낌이고, 역 자체가 매우 중요한 비중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자주 사라져 보이질 않는다. 반면 에바 그린은 이렇게 팀 버튼 영화에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빛이 난다.

 

어쨌거나 <다크 섀도우>의 전반적인 느낌은 팀 버튼이 좋아서 낄낄대며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구멍이 너무 숭숭 뚫려 있어 가끔은 당황스럽기조차 하다. 대표적으로 그런 정도의 능력을 가진 마녀가 왜 콜린스 집안에서 하녀로 일을 한단 말인가. 이런 것조차 팀 버튼의 색깔이라고 한다면, 앞에서도 말했지만, 결국 취향의 문제일 것이다. 자기가 좋아서 만든 티가 역력하지만, 문제는 그걸 남들도 같이 좋아해줄 것인가의 문제.

 

※ 벨라 히스코트, <인 타임>에 나왔다고 하는데,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떠오르지가 않는다.

 

※ 조금 실망스러웠던 전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고려해보면, 그래도 팀 버튼이 조금 소생할 기미가 보이는 것 같아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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