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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드래곤] <도망자> 서스팬스를 즐겨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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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드래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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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l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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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01 오전 12:4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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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용.. "용 한 마리가 나타나 세상을 지배한다?!" 라고 영화를 감상하기 전에 섣부른 상상을 해보았다. <레드 드래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마 전에 개봉한 <레인 오브 파이어>를 연상키도 했다. 역시나 이 영화는 필자의 이런 상상을 100% 빗겨나갔다. 비슷한 구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속으로 민망하기까지 했다. <양들의 침묵>, <한니발> 이란 영화를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영화이고, 영화로 만들어지기 이전에 소설로도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이번에 새로 만든 <레드 드래곤>이란 영화는 <양들의 침묵>의 마지막 속편이라고 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한니발 렉터 박사의 최후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정 반대로 그 사람이 어떤 일을 어떻게 저질렀기에 평생을 감옥에서 썩게되는지 비로소 확인시켜준다. 다시 말해 <양들의 침묵>의 전(前)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역시나 이번에도 한니발 렉터 박사 역을 맡은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는 색다르지는 않지만, 절대적이었고, 다소 늙어 보이긴 했지만,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또 한사람.. '에드워드 노튼'.. 그의 전작들을 일일이 다 들추어 내지 않더라도 그가 할리우드에서 최고를 다투고 있는 유능한 연기파 배우라는 건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가 이 영화에서 맡은 FBI 수사관 '윌 그래엄' 은 '한니발 렉터 박사', 그리고 또 한 사람 랄프 파인즈가 연기한 '프란시스 돌하이드'와 특유의 삼각대결구도로 호각지세의 두뇌싸움을 벌인다.
영화는 초반에서 중반 조금 못 미치기까지는 관객들에게 굉장한 흡입력을 선보인다. 식인요리를 만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던 렉터 박사가 윌 그래엄에게 잡히고 나서 7년이 지난 후, 또 다시 미궁에 빠져버린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것부터 평화롭게 지내던 윌 그래엄에게 역시나 그 사건의 수사가 맡겨지고, 범인을 잡기 위해 감옥에 갇힌 렉터 박사의 조언을 구하면서까지 범인을 추적해 나가며, 그 와중에도 윌 그래엄을 제거하려는 렉터 박사의 지능적인 계획이 드러날 때까지는 상당한 서스펜스를 제공해 극도의 긴장감마저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런데 프란시스 돌하이드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리바 맥클레인(에밀리 왓슨)과의 관계가 알려지면서 조금 씩 조금 씩 알게 모르게 영화 초반의 긴장감은 풀어진다. 악역으로 등장한 프란시스 돌하이드가 생각보다는 그다지 악독하지 않게 나와서 그럴까..?! 물론 그가 악역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동기와 이유는 충분하지만, 영화 초반에 가졌던 긴장감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어버린다. 좋게 말하면 인간적인 캐릭터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런 스릴러 장르의 영화에서는 그렇게 썩 좋은 쪽으로만 비춰지지는 않는다.
사람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정말 악이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만약에 존재한다면 프란시스 돌하이드 처럼 그 악한 어떤 것에 조종당하고는 있지 않을까..?! 조종당하진 않더라도 은연중에 그러한 것들이 밖으로 표출될 수는 있을 것이다. 실제로는 악을 미워하고 멀리하길 바라면서도 영화나 소설등 허구의 이야기를 다루는 곳에서는 마지막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해(?) 착한 주인공들을 괴롭히길 관객들은 은근히 바라고 있다. 물론 그런 장르의 서스팬스적 스릴과 긴장감을 즐기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다른 이면에는 혹시나 일종의 대리만족과 같은 쾌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기도 한다.
흥행이라는 열매를 거두어들이기 위해 <레드 드래곤>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포장이 쳐져 있다. <러시아워1,2>로 잘 알려진 브랫 래트너 감독과 <양들의 침묵>의 각본을 쓴 테드 텔리, 세계적으로도 연기력을 인정받은 여러 유명한 배우들과 전미 박스오피스 10월 최고의 오프닝이라는 기록 등등.. 하지만, 이런 겉치레에 불과한 것들을 믿고 극장에 오는 관객들에게는 다분히 실망을 안겨 줄 수도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표면적인 것들을 한 꺼풀만 벗기고 들어가 본다면 그다지 특별나지도 그렇게 색다르지도 않아 보이고, <양들의 침묵>과 비슷해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전혀 상관없는 내용의 영화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물론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 스릴러물이고, <양들의 침묵>의 속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반기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약간 비틀어서 생각해본다면 <양들의 침묵>에는 열광했지만, <한니발>에 실망한 관객들이 <레드 드래곤>에는 과연 쉽게 손을 들어줄 수 있을지.......!!
사족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기 직전에 등장할 여배우는 조디 포스터일까.. 줄리안 무어일까... ^^
<도망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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