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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가족의 슬픈 단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는 작품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jojoys 2014-04-04 오후 5:00:47 863   [1]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압도적인 연기력에 탄성을 내뱉게 되는 막장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21분

존 웰스 감독 / 메릴 스트립, 줄리아 로버츠, 이완 맥그리거, 베네딕트 컴버배치.. / 개인적인 평점 : 8.5점

 

    안녕하세요? 여름이 코 앞까지 왔나 싶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쌀쌀해졌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셔요. ^^ 오늘은 어제(3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어거스트:가족의 초상>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제가 관람한 상영관에서는 저를 제외하면, 관람객이 미친듯이 떠들며 관람하는 20대 초반의 어린 커플 한쌍(시끄럽다고 아무리 눈치를 줘도 계속 떠들길래 제가 그냥 걔들이랑 멀찌감치 떨어진 자리로 피신해서 관람했다는.. 요즘엔 어린 친구들이 에티켓이 더 없는 것 같아요. ㅡㅡ++)뿐이었을만큼 썰렁했던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이었는데요. 과연, 영화의 내용도 텅 빈 객석만큼이나 휑했었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느낀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드려볼께요. ^^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막장 가족의 이야기

 

줄거리 뜨거운 태양빛이 작열하는 8월에 오클라호마 오세이지 카운티. 드넓은 들판 한 가운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웨스턴 집안의 주택이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이게 되는데요. 평소에는 알콜 중독자인 베벌리 웨스턴(샘 쉐퍼드)과 구강암을 앓고 있는 바이올렛 웨스턴(메릴 스트립) 그리고 바이올렛의 간병인인 샤이엔 부족 출신의 인디언 조나(미스티 업햄)까지 세 식구뿐이었지만, 이 집안의 가장인 베벌리가 자살하게 되면서 장례식을 준비하기 위해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죠. 더 좋은 일자리를 위해 콜로라도로 떠난 후 왕래조차 하지 않던 맏딸 바바라(줄리아 로버츠)와 그녀의 남편 빌(이완 맥그리거) 그리고 한창 중2병을 앓고 있는 딸 진(아비게일 브레스린) 시작으로, 평생 부모를 돌보기 위해 맏딸 역할까지 해야했던 둘째 딸 아이비(줄리안 니콜슨),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미국 전역을 헤매고 다닌 철부지 막내딸 카렌(줄리엣 루이스)과 그녀의 약혼자 스티브(더모트 멀로니), 여기에 바이올렛의 동생인 매티 페(마고 마틴데일) 부부와 그녀의 아들 찰스(베네딕트 컴버배치)까지 오랜만에 모두 한 자리에 모이게 된 웨스턴 패밀리. 하지만 재회의 기쁨도 잠시뿐, 곧 서로가 서로를 향해 날이 바짝 선 독설들을 내뱉기 시작하는데요. 과연, 이 가족의 막장 스토리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요?

 

★ <어거스트:가족의 초상> 예고편 ★

 

    영화를 실제로 보기전까지 제가 <어거스트:가족이 초상>에 대해 알고 있던거라고는 올해 열린 제 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제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메릴 스트립과 줄리아 로버츠를 각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려놓은 작품이라는 것과 예고편에서 본 영상들뿐이었는데요. 극장에서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을 관람하는 내내 마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연극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길래, 관람 후에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극작가 트레이시 레츠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더라구요. ㅎ

 

    이처럼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은 관객들이 원작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관람하더라도 금새 연극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전개 방식이 특징인 작품이었는데요.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이 별다른 무대적인 장치들을 사용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무대적인 장치들을 적극 활용한 작품으로는 조 라이트 감독의 <안나 카레니나> 같은 작품을 들 수 있겠죠.)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연극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끔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각 등장 인물들의 표정과 시선을 절묘하게 따라다니며 담아내고 있는 카메라 워킹에 출연 배우들의 어마어마한 연기력이 더해져, 흡사 무대위에서 펼쳐지는 연극을 롱테이크로 촬영한 것 같은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덕분에 전 메릴 스트립, 줄리아 로버츠, 이완 맥그리거, 베네딕트 컴버배치, 크리스 쿠퍼 등의 쟁쟁한 배우들이 보여주는 엄청난 연기를 마치 눈 앞에서 보고 있는 것 같은 생생함을 마음껏 음미하며 정말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이 가지고 있는 연극적인 전개 방식이 보시는 분에 따라서는 굉장히 큰 마이너스 요소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와 같은 상영관에서 관람한 엄청 시끄러운 어린 커플이 주위 사람들한테 절대로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을 보지 말라고 말할 것을 몇 번이나 다짐한 것 처럼 말이죠. ^^;;

 명불허전 메릴 스트립!!!!!

 

    제가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을 관람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뭐니뭐니 해도 메릴 스트립의 엄청난 연기력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는 건데요. 골든글로브 31회 노미네이트 8회 수상(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최다 수상), 아카데미 18회 노미네이트 3회 수상(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최다 수상자는 4회 수상한 캐서린 헵번) 빛나는 자타공인 이 시대 최고의 여배우인 메릴 스트립의 소름끼치는 연기를 마치 바로 눈 앞에서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전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에게 10점 만점을 주고 싶은 심정이니까 말이죠. ㅎㅎ

 

    메릴 스트립은 바이올렛이라는 인물을 통해 왜 자신이 전 세계 수 많은 영화팬들로부터 이 시대 최고의 여배우라는 칭송을 받는지에 대한 이유를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항암 치료의 고통을 잊기 위해 진통제를 구걸하는 힘 없는 노인의 모습을 보여주는가 싶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엄청난 카리스마로 온가족을 단숨에 굴복시키는가 하면, 자식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어머니와 잔인한 독설가, 늙고 병든 노인과 노망기 가득한 고약한 늙은이 사이를 한 테이크 속에서 몇 번이나 오고가는 그녀의 연기를 지켜보고 있노라, 저도 모르게 저절로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더라구요. ^^

 메릴 스트립의 멋진 연기 파트너가 되어준 줄리아 로버츠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에서 메릴 스트립이 그토록 엄청난 연기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었던데에는, 시종일관 바이올렛과 맞부딪히는 큰 딸 바바라를 훌륭한 연기력으로 멋지게 소화해낸 줄리아 로버츠의 공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바이올렛 못지 않은 불 같은 성격과 강한 에고를 지닌 바바라가 바이올렛과 설전을 펼칠 때 마다, 전 그녀들의 엄청난 연기력에 저절로 탄성을 내지르며 작품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 그녀들의 멋진 연기력에 얼큰하게 취해버린 정신이 되돌아올 때 쯤 제 머릿속에선 '이토록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 메릴 스트립과 줄리아 로버츠인데, 왜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를 둘 다 놓친거지?'라는 생각이 떠올랐는데요. 비록, 여우주연상 후보 중 한 명인 주디 덴치의 <필로미나, 국내 개봉명 필로미나의 기적>나 여우조연상 후보 중 한 명인 준 스큅의 <네브래스카>를 아직 관람하지 못한데다가 영화에 대한 미천한 안목을 지니고 있는 저이긴 하지만, 각 작품에서 제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나머지 후보들의 연기와 비교했을 때, 메릴 스트립과 줄리아 로버츠가 충분히 그들을 압도할만한 연기력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ㅎㅎ

 작품 속에서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는 현대 가족의 단상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은 내용면에 있어서도 굉장히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었는데요. (물론, 앞서 말씀드린 어린 커플처럼 저와는 정반대로 느끼시는 관객분들도 많이 계실 것으로 여겨지지만 말이죠. ^^;;) 웨스턴 가문의 여러 구성원들이 펼치는 막장 스토리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가족들이 저마다 겪고 있는 슬픈 단상들을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죠. ㅎ
 
    늙고 병들어 가는 자기 자신에 대한 두려움과 유산과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자식들에 대한 자신의 헌신 따위는 나몰라라한체 자기들 인생 살기에 바쁜 자식들에 대한 섭섭함에 시달리는 바이올렛을 비롯해, 자신에 대한 부모의 기대와 맏이로써의 책임감 때문에 숨이 턱턱 막혀 오는 바바라, 평생 에고 강한 첫째와 철부지 막내 사이에 치이며 순하고 착한 둘째 딸로 사는 동안 자연스레 가슴 속에 커다란 응어리를 품게 된 아이비, 형제들 앞에서는 남자 없이도 얼마든지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노라 호언장담 하지만 실제로는 약혼자 스티브의 재력에 기대어 눈 뜬 장님 행세를 하며 살아가는 막내딸 카렌, 똑똑하고 똑부러지는 성격을 가진 바바라에게 질려 어리디 어린 제자와 불륜을 저지른 바바라의 남편 빌, 부모를 실망시켰다는 자책감으로 인해 스스로 무너져버린 가엾은 리틀 찰스, 여기에 한창 중2병에 시달리는 바바라와 빌의 딸 진과 평생동안 가슴 깊이 꽁꽁 숨겨둔 비밀 때문에 속을 끓여야만 했던 바이올렛의 동생 매티 페 등등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에서 그려진 웨스턴 가문 사람들의 모습은 언뜻 보면 말도 안되는 막장 이야기인 것 같지만, 그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어느 가정이나 한두가지쯤 안고 있는 문제들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전 제가 장남이라서 그런지 바바라의 이야기를 특별히 주의 깊게 보게 되더라구요. 그녀의 고민에 크게 공감하기도 하고, 또 그녀를 통해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하면서 말이죠. 이처럼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은 극중 인물들을 통해 관객들이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고 또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만들어 주기도 하는 그런 작품이었답니다. ^^

제대로 음미하려면 삶의 연륜이 필요한 작품?!

 
    앞서 말씀드린 어린 커플을 자꾸 언급하게 되서 그 커플에게 미안하긴 하지만(영화 보는 내내 시끄럽게 떠든 벌이라고 생각하면 될듯?? 농담이에요. ^^;;), 끽해야 스무살쯤 되어 보이던 그 커플에 입장에서 <어거스크:가족의 초상>은 전혀 와닿지 않는 이야기들을 장황하게 늘어 놓고 있는 작품으로 느껴지는게 당연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무래도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의 참맛을 제대로 느낄려면 세상의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본 삶의 연륜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달리 말하면, 세상의 거센 풍파를 겪으며 삶의 연륜이 어느 정도 쌓인 관객분들이시라면,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며 또 반성하게 되는 의미 있는 시간들을 가지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저처럼 말이죠. ^^
 
    전 그럼 <어거스트:가족의 초상>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고, 오늘 관람 예정인 <백프로>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불타는 금요일 되시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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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가족의 초상(2013, August: Osage County)
제작사 : Jean Doumanian Productions / 배급사 : (주)우리네트웍스
수입사 : (주)더쿱 / 공식홈페이지 : http://august2014.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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