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말 1위에 등극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던 <무적자>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게 덜미를 잡히며 우승 목전에서 분루를 삼켰다. 특히 <시라노; 연애조작단>에게 10만 명 간발의 차이로 뒤쳐져 아쉬움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송승헌, 주진모, 김강우, 조한선 등 톱스타가 대거 출연하며 흥행을 기대케 했지만, 원작 <영웅본색>를 기억하는 관객들을 충족시키지 못한 게 패배의 원인으로 보인다.
추석 극장가를 공략하며 나선 또 하나의 영화, 3D 입체 애니메이션 <슈퍼 배드>는 2주차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두 계단 순위 상승했다. (픽사나 드림웍스가 아닌)유니버셜스튜디오의 작품이라는 점이 흥행을 장담할 수 없게 했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성에 관객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소녀시대 태연과 서현의 더빙 참여도 영화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더빙관과 자막관의 비율이 8대 2로 소녀시대의 목소리가 울린 상영관이 훨씬 많았다.
한편 다른 추석 경쟁작들보다 한 주 먼저 극장 공략에 나섰던 <해결사>가 이번 주말에도 4위 자리를 사수했고, <레지던트 이블 4 : 끝나지 않은 전쟁 3D>는 2위에서 5위로 순위 하락했다. 하지만 <레지던트 이블 4 : 끝나지 않은 전쟁 3D>는 누적관객 99만 4,866명으로 100만 돌파를 예약했다. 3D관에서 상영된 덕에 관객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은 이 영화의 특징이다. 이어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가 13만 5,208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누적관객은 99만 1,041명. 역시 100만 관객 돌파가 예상된다.
<아저씨>에 대한 관심은 추석 연휴에도 이어졌다. 연휴 기간, <인셉션>을 누르며 올해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아저씨>는 주말동안 10만 1,320명을 보태며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최초로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주요 출연진과 일부 스태프들이 개런티 대신 100% 지분으로 참여하는 ‘주주지분제’로 관심을 모은 <퀴즈왕>은 10만 603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 51만 9,404명을 기록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통장에 돈이 입금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20-30만 명 가량의 관객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올 추석 가장 우울한 연휴를 보낸 영화는 <그랑프리>다. 인기 스타 김태희와 군대에서 돌아온 양동근이 손을 잡았지만 관객들에게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고작 15만 6,039명의 관객만이 <그랑프리>에게 돈과 시간을 할애했다.
● 한마디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은 더이상 김태희, 양동근에게 덕담이 아니다. 그들에겐 앞으로 ‘한가위 같지만 마라’가 진리일 듯.
2010년 9월 27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