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세 귀족들의 호방한 그림이 그러했듯 딱 봐도 왠지 모르게 화려한 극치의 강렬한 색감으로 가득한 듯한 메인포스터는 세 인물의 자태와 얼굴 표정만으로도 심상치 않음의 거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보기만 해도 심히 무거우리라 예상되는 요부 이미숙의 붉은 가체와 입술, 그리고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가락지와 장식구, 또 그리고 마당쇠 두어 명은 족히 들어갈 만한 큰 폭의 자주빛 치마 등은 도도함으로 먹고 사는 조씨부인 이미숙의 캐릭터를 오롯이 묘사하고 있음이다. 또한 헤쳐도 너무나 많이 앞섶을 풀어헤친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바람둥이 배용준의 기고만장한 다리 벌려 앉은 모습과 여유 만만한 얼굴 표정은, 역시나 작업 한두 번 한 솜씨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들 밑으로 희뿌연 어깨선을 쫙 드러내며 살포시 자리하고 있는 정절녀 전도연은, 이들이 작당한 음모에 휘말려 자신의 행실을 어찌해야 좋을지 상심하고 있는 듯한 표정에 다름 아니다.
이미숙과 배용준 사이에 떡하니 박혀 있는 문구 “...통하였느냐?” 역시, 보는 이들의 발랄한 상상을 꽤나 자극하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있어 모자람이 없다. “Colorful하고 비정통적인 실사 그림을 통해 ‘화려한 조선’의 느낌을 불어 넣고자 했다”는 메인 포스터는 패션 디자이너이자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프로덕션 디자이너인 정구호 씨에 의해 주조됐다.
‘남녀상열지사’라는 아주 반가운 제목에 부응해 메인 포스터마저 그 후끈후끈한 정절녀 자빠뜨리기라는 게임에 빠지도록 추파를 던지고 있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내달 10월 2일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