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나쁜남자에 쏟아지는 논쟁들
개봉과 동시에 대규모 찬반논쟁 격렬 | 2002년 1월 18일 금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김기덕 감독의 영화 <나쁜 남자>(LJ FILM 제작/튜브 엔터테인먼트 제공)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전례 없이 격렬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벌어지는 네티즌의 공방은 물론이고, 다양한 종류의 언론 매체를 무대로 평론가와 기자들이 확연한 입장 차이를 드러내는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논쟁은 확산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

대체적으로 남성 평론가들이 찬성의 입장에 서고 여성 평론가들이 비판의 입장에 서 있는 것이 특징인데, 비판 진영은 여성이라는 정체성과 페미니즘이라는 단단한 이론적 기반 위에서 비교적 통일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그 핵심을 보면 <나쁜 남자>가 "여성에 대한 성적 테러" 혹은 "페니스 파시즘"의 전형적인 영화로서, 이 같은 영화를 제작하고 나아가 그럴싸한 작품으로 옹호하는 현실이 경악스럽기조차 하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이에 반해 옹호 진영의 견해는 다양하지만 산발적인 형태로 개진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찬반 논쟁의 초점을 '영화는 영화로 보자'는 텍스트주의적 관점과 '도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윤리주의적 관점의 대립이라고 특징지어도 좋을 듯 하다.

흥미로운 것은 페미니스트 내부에서도 텍스트로서의 <나쁜 남자>의 힘에 대해서는 무의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인데(<여성신문> 좌담 참조), 특히 이 영화가 "사회 현실의 정확한 축소판" 이라는 지적은 영화를 비판하는 입장이나 찬성하는 입장 모두에게 중요한 논거가 되어줄 것이라고 판단되고 있다. 무해하지만 무력한 여성 캐릭터보다 폭발적인 논란을 제공하는 위협적인 '나쁜 남자'가 페미니스트와 일반 관객에게 훨씬 더 응집력 있는 논의의 계기를 제공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성에 대한 김기덕의 태도가 그의 계급적 감수성(물론 그것은 거칠고 폭력적이며 고통스러운 것입니다)과 어떻게 특이한 방식으로 결합하고 작용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덧붙여질 때 한국 페미니즘 비평이 더욱 더 폭넓은 관객층과 의미 있는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0 )
1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