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분짜리 영화를 실시간으로 제작한다는 것은 단 몇 분이 생략 되더라도 구성이 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분수를 채우면 장소를 옮겼고, 그때마다 옆에서 분을 알려 줘야 할 만큼 리얼타임 영화는 촬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되었다. 훌륭한 작가, 배우와 스탭들 심지어 스턴트맨들까지 우리는 최고의 팀웍으로 <식스틴 블럭>을 완성할 수 있었다.”
75세의 노장 감독 리차드 도너. 할리우드 최고 위치에 오른 그에겐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1930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뉴욕대학교에서 비즈니스와 연극을 공부한 뒤 서머셋 모험의 동명소설을 극화한 마틴 릿 감독의 <인간의 굴레>에 배우로 출연하게 되면서 영화계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감독이 아닌 배우로 영화계에 입문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대단히 의외인데 이러한 배경에는 마틴 릿 감독의 진심 어린 조언이 있었다고 한다. 리차드 도너에게 배우 보다는 연출을 경험하라고 권유한 마틴 릿 감독은 리차드 도너를 자신의 조감독으로 발탁해 그 후 몇 편의 TV 드라마와 극영화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후 리차드는 1958년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여 다큐맨터리와 CF 등을 연출했고, 인기 TV 시리즈 <600만불의 사나이>의 연출하며 명성을 쌓아 나간다. 1961년 LA로 활동 무대를 옮긴 이후 할리우드에 입성 1976년 공포영화 <오멘>을 연출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상업적 성공을 거두면서 할리우드의 역량 있는 영화감독으로 인정받게 된다. 1978년에는 SF영화 <슈퍼맨>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둠으로써 아카데미 영화의 최우수 감독상 후보에까지 오르는 영광을 안게 된다. 최근 <슈퍼맨>이 <슈퍼맨 리턴즈>로 리메이크 되면서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리차드 도너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는 후문이 나올 정도로 20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슈퍼맨>은 SF영화의 한 획을 기은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1987년 자신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리쎌 웨폰>을 흥행에 성공을 시킨 리차드 도너는 이 영화의 4편까지 시리즈로 연출했는데, 특히 멜 깁슨의 경우, <리쎌 웨폰>을 시작으로 리차드 도너 영화의 단골 주연이 되어 1994년 서부를 배경으로 한 <매버릭>과 1997년 줄리아 로버츠와 함께 출연한 <컨스피러시> 등을 통해 리차드 도너와 남다른 우정을 과시한 바 있다. 리차드 도너는 영화를 제작하는데 있어서 가장 먼저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파악한다. 그리고 감독의 권한이 아닌 스탭으로 자유롭게 촬영 분위기를 리드해 배우들과 모든 스탭들의 능력을 배로 향상 시킨다. 배우들에게는 항상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요구하며 배우들이 원하는 제안은 스스럼 없이 받아 들이는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식스틴 블럭>에서 브루스 윌리스의 경우,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분석을 리차드 도너와 상의 하여 몸무게를 무려 12kg으로 늘렸으며, 머리와 수염을 지저분할 정도로 기르면서 영화 속 캐릭터를 준비하는 열정을 보였다. 평소 리차드 도너 감독을 존경해왔던 브루스 윌리스의 열정이 느껴지는 연기도전과 감독을 필두로 한 모든 스탭들의 노력들이 하나가 되어 영화는 미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1위 자리에 오르며 다시 한번 노장 리차드 도너의 손을 들어 준다.
지난 30년 동안 리처드 도너가 제작한 대부분의 영화들이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 ‘흥행 제조 감독’ 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지만 그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식스틴 블럭>이라는 영화에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항상 노력하는 자신을 만들어 가고 있다.
자료제공: 웹스프레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