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 다케시의 열연이 돋보였던 최양일 감독의 <피와 뼈>를 다들 기억할 것이다. 기타노 다케시의 살기어린 포스를 능가하는 지독한 살기로 유명한 최양일 감독은 재일동포다. 그의 하드보일드한 영화세계는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팬 층을 확보하며 거장감독으로서의 그의 명성을 입증해주고 있다.
그가 지진희, 강성연과 함께 한국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 <수>는 최양일 스타일을 한국적으로 배양한 첫 작품이다. 19년 만에 다시 찾은 쌍둥이 동생을 눈앞에서 잃은 한 남자의 피보다 진한 복수를 오리지널 하드보일드로 담은 영화에서 지진희는 해결사 ‘수’로 분한다. 평소 부드러운 남자의 대명사였던 지진희는 <수>에서 지금까지 보여준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 한다.
해결사 '수'의 피보다 진한 복수는 19년 만에 다시 찾은 쌍둥이 동생 태진이 눈앞에서 살해당하면서 시작된다. 이는 만나자마자 살해당한 동생을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얼음과 함께 시체를 욕조에 넣어 보존하려는 장면에서 해결사 수의 뜨거운 복수를 공감할 수 있을 것. 이 장면에서 지진희는 촬영 전 몸 전체를 석고로 떠서 지진희와 똑같은 체형과 얼굴의 더미를 만들었다. 10시간에 걸친 제작 작업 끝에 지진희와 똑같은 모습의 더미를 완성한 제작진은 촬영 현장에서 더미를 보고 진짜 지진희인줄 알고 놀라워 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지진희는 거칠고 강렬한 해결사 '수'의 액션을 직접 연기하기 위해 온 몸에 멍이 들고 이마가 찢어지는 상처가 생기는 등 열정을 다해 촬영에 임해 스텝들의 극찬을 받았다.
최양일 감독을 만나 1인 2역의 고난이도 연기를 선보일 지진희의 변신이 기대되는 영화 <수> 2007년 2월 개봉예정이다.
글_2006년 11월 21일 화요일 | 최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