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리>가 지난 10월 22일 개막한 제3회 로마영화제의 공식 경쟁부분에 초청되어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이리>는 1977년에 일어난, 이리역 폭발사건을 겪은 두 남매가 여전히 그 도시에 남아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이리역 폭발사고 30주년이 되는 2007년에 제작, 촬영 때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장률 감독은 그의 전작인 <망종> <경계> 등의 작품들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바 있으며 다섯 번째 작품인 <이리> 역시 로마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CINEMA 2008에 초청되어 감독과 배우 윤진서가 참석을 위해 지난 27일 출국했다.
아시아 영화 중 거의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주목을 받은 <이리>는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로마 현지 시간으로 28일에 열린 프레스 시사 및 기자회견에서 장률 감독은 “이리역 폭발사고는 단지 30년 전 사고로 끝난 일이 아니다. 연출 의뢰를 받고 처음 이리역 폭발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현지를 찾아가 주민들을 인터뷰를 하면서 영화화 하고 싶은 의지가 생겼다” 며 “한국에서의 작업은 큰 두려움이자 도전이었고,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반짝 하는 미디어의 관심과 시간이 흐르면서 방치되고 잊혀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큰 관심이 생겼다” 고 답했다.
<이리>로 첫 해외 영화제에 참석하게 된 윤진서는 “<올드보이>의 큰 성공으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그 선물 덕분에 계속 좋은 영화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리역 폭발사고에 대해, 영화 제안이 있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던 사실로 이후에 뉴스들을 찾아보면서 잊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꼈고 출연 의지를 굳히게 되었다” 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영화제의 위상을 위협할 정도로 그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는 로마영화제는 <이리>와 최고영화상을 두고 다투는 공식 경쟁부문에 제시카 비엘, 콜린 퍼스가 주연한 <이지 버츄>, 비고 모텐슨의 <굿>, 에드워드 노튼, 콜린 파렐의 <프라이드 앤 글로리> 등 세계 각국에서 20편이 초청되어 각축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를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이리>의 장률 감독과 윤진서는 10월 31일 공식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며 영화는 오는 11월 13일 개봉할 예정이다.
2008년 10월 31일 금요일 | 글_한대수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