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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그레츄레이션! 2009년 오스카를 거머쥔 꽃보다 멋진 네 배우!!
2009년 2월 24일 화요일 | 김진태 객원기자 이메일


세계인의 영화 축제 ‘제 8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2월 23일, <엑스맨>의 울버린 ‘휴 잭맨’의 사회로 열렸다. 해마다 모 케이블 방송사를 통해 어설픈 통역이지만 아쉬우나마 실시간 생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었던 아카데미 시상식을 올해는 볼 수가 없었다.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경제 한파까지 더해져 그나마 영화팬들에게는 1년에 한번 찾아오는 커다란 즐거움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비록 시상식장에 나타난 화려한 배우들의 모습은 실시간으로 볼 수 없었어도 후보작들만큼은 어느 해보다 일찌감치, 그리고 넉넉하게 볼 수 있었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항상 결과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탈이 많은 우리나라 영화 시상식과 달리 철저한 보안유지와 엄격한 심사를 거쳐 그 결과를 명료하게 세상에 공개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언제나 ‘상 받을만한 작품과 배우가 받았다’라는 평가로 그 권위를 대변한다. 물론, 아니다 싶은 측면 또한 분명 존재하지만 여하간 어떤 시상식이든 결과를 두고 나름의 분석들이 나오기 마련인데, 아카데미 시상식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그런 분석들의 대부분은 그 해에 수상한 배우와 작품들의 경향에 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올해는 흑인배우들에게 손을 들어 주었다는 둥, 올해는 저예산 영화들에 시선을 돌렸다는 둥 나름의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것 역시 심사위원들의 마음에 따른 결정이니 무엇이 해답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분석하기 좋아하는 분들의 말에 따르자면 제 81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발리우드 영화의 헐리웃 점령’ 이었다. 대니 보일 감독이 인도와 그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 총 8관왕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헐리웃,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대니 보일 감독과 그의 영화 한 편이 워낙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인지 올해는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들에 대해서는 꽤나 조용한 듯싶기도 하다.

작품상이니 감독상이니 하는 것들은 똑똑하고, 권위 있는 분들이 어렵게 선정하는 것이니 우리 일반관객들이 그리 신경쓸만한 거리가 못 되는 것 같고, 그나마 안면 있는 배우들에 대해서나 얘기해보는 게 좋을 듯싶다. 해마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수상자가 등장하지만 올해 역시도 다른 해에 못지않았다. 아쉽게도 올해는 그들의 훈훈한 수상의 순간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멀리서 날아 온 뉴스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 순간의 감동과 그들이 지닌 특별한 사연을 지금 공개해볼까 한다.

5전 6기의 신화를 이룩한 연기의 여왕, 케이트 윈슬렛
“전에 수상 소감문을 만들어놓은 적이 없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수상자들의 뻔하디 뻔한 수상소감 중 하나인 “수상소감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어요.“를 단숨에 엎어버리는 유머러스한 그녀의 한 마디였다. 하지만 그녀의 이 유머러스한 한 마디가 더 감격스러웠던 건 왜일까? 바로 케이트 윈슬렛은 유독 오스카상과는 인연이 없는 여배우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힐러리 스웽크가 후보에 오르기만 하면 주연상을 거머쥔 것과 달리 그녀는 무려 5번을 후보에 오르고도 쓴 맛을 봐야 했다. <센스, 센서빌리티>를 시작으로 <타이타닉>, <아이리스>, <이터널 선샤인>, <리틀 칠드런>까지 주,조연상 가리지 않고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언제나 그녀는 들러리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 드디어 막혔던 상복이 터진 것일까! 지난 2월에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과 조연상을 모두 휩쓸며 2관왕을 차지하더니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그토록 힘들기만 했던 오스카를, 그것도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것이다. <더 리더>에서 ‘한나’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케이트 윈슬렛은 15번째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메릴 스트립, 안젤리나 졸리, 앤 헤서웨이, 멜리사 레오 등을 제치고 81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누가 말했던가, 기다리면 복이 온다고. 그 말은 바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전 6기의 신화를 이룩한 케이트 윈슬렛에게 너무도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이승에서 피운 마지막 꽃, 故 히스 레저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 동료, 영화계로부터 진심으로 인정받겠다는 히스의 조용한 결심을 확인시켜준 상입니다"


우리나라 시상식이야 배우들이 불참하는 게 부지기수다 보니 그렇다 쳐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시상식에서는 조금 특별한, 그래서 너무 안타까운 빈자리가 있었다. 바로 지난 해 1월에 사망한 배우 히스 레저의 자리였다.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파격적인 동성애 연기로 2006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른 바 있는 히스 레저의 자살 소식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제 막 연기의 꽃을 피우기 시작한 젊은 배우를 잃었다는 아쉬움이 너무도 컸기 때문이다.

그런 히스레저가 죽기 전에 그토록 열정적이고, 혼신의 힘을 바쳐 연기했던 <다크 나이트>의 ‘조커’는 그야말로 2008년 한해동안 전 세계가 영화 <다크 나이트>와 ‘조커’에 열광토록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 결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히스 레저에게 남우조연상을 안겨주며, 고인이 마지막으로 이승에서 남긴 꽃을 더욱 활짝 피울 수 있게 해주었다. 그 누구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수상이었기에 그의 빈자리는 더 크고, 허전하기만 했는지 모른다. 시상식에서 세상을 떠난 히스 레저를 대신해 수상자로 나선 그의 아버지가 남긴 위의 수상소감처럼 진정한 배우로서 평가받고, 인정받으려 노력했던 히스레저의 연기에 대한 열정과 사랑에 대한 팬들의 마음이 이번 오스카 트로피에 고스란히 담겨 그에게 전달되기를 바람 해본다.

아카데미도 이젠 진정한 그의 편, 숀 펜
“이런 빨갱이에 호모 좋아하는 인간들! 상 받을 줄 몰랐잖아요"


이번 시상식에서 이보다 더 통쾌하고, 재치 넘치는 수상소감이 또 있었을까! 불과 200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숀 펜이 <미스틱 리버>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 전까지는 숀 펜 역시 케이트 윈슬렛처럼 오스카와 인연이 없는 사이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서로 싫어하는 사이였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항상 시상식에 대한 회의적이고 비판적인 발언과 직언의 대가였던 숀 펜을 보수적인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이 좋아할 리 없었고, 그들 못지않게 숀 펜 역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유명했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에게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은 5년 전에 이어 다시한번 남우주연상을 안겨주었다.

올해는 유독 남우주연상 부문이 쟁쟁했다. 이미 골든글러브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미키 루크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미키 루크는 오랜만에 우여곡절 끝에 성공적인 재기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영화 <밀크>에서 숀 펜이 연기한 주인공 ‘하비 밀크’는 매우 보수적인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이 그리 탐탁치않게 여기는 동성애자이자 인권 운동가이기 때문에 조금 더 불리해 보이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예상은 남우주연상 수상자에 ‘숀 펜’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깨져버렸다. 그가 남긴 수상소감처럼 그토록 보수적이던 아카데미도 동성애자니 뭐니 상관하지 않고, 이제 그야말로 숀 펜의 지원군이 되어준 셈이다. (그나저나 앞으로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이 우리 죠니, 레오, 짐 캐리 형님들에게도 마음을 좀 열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당근을 가장한 채찍질, 페넬로페 크루즈
"여기 기절하신 분 안 계세요? 왜냐하면 제가 첫 번째 기절한 사람이 될 것 같거든요"



시상식의 시작과 함께 가장 먼저 시상이 진행된 부문은 바로 여우조연상 부문이었다. 누구 한 명을 지목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후보들이 올라가 있었던 이 부문에서 스페인의 아담한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가 주인공이 되었다. 이미 2007년 시상식에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귀향>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른바 있는 그녀였지만 사실 연기파 배우라는 이미지보다는 스캔들 메이커라는 수식어가 먼저 앞서는 게 사실이었다. <바닐 스카이> 홍보 차 내한했던 톰 크루즈와 함께 그의 3년차 연인으로 한국 땅을 밟기도 했고, 올랜도 블룸, 조쉬 하트넷, 매튜 매커너히까지 미남배우들과 줄줄이 염문설을 일으켰던 그녀였으니 말이다.

그런 그녀가 이제 드디어 배우로서 연기에 물이 올랐나 보다. 우디 알렌 감독의 영화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를 통해 81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첫 트로피의 주인공이 되었기 때문이다. 페넬로페 크루즈 역시 케이트 윈슬렛처럼 골든글러브에서도 같은 상을 수상한 바 있었기에 그 감격은 배가 되었을 듯하다. 아담하지만 글래머스한 몸에서 풍기는 도발과 스페인 특유의 열정이 동시에 뿜어져 나오는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 그녀의 이름을 떠올리면 출연했던 작품보다 그녀를 스친 남자배우들의 이름이 먼저 떠올랐지만 이번 순간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배우로서, 그리고 작품으로서 기억에 남을 그녀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져보게 된다. 진열대에 놓여 있을 그녀의 오스카 트로피가 진정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게 말이다.

故 히스 레저에게 남우조연상을 안겨 준 영화 <다크 나이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배우들의 출연작들은 아직 국내에서 개봉을 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시상식과 함께 하나둘씩 개봉을 대기하고 있는 <더 리더>, <밀크>,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모두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며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물론 위의 주인공들이 오스카를 가져간 주인공들이기에 그들의 영화를 기대하는 것만은 아니다. 케이트 윈슬렛, 숀 펜, 故 히스 레저, 페넬로페 크루즈 모두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기대를 심어주는 배우임에 분명하다. 어쩌면 오스카 트로피가 안겨주는 기쁨은 잠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작은 트로피 하나가 배우들에게 안겨 주는 부담과 팬들의 관심은 크고, 또 오래도록 지속되는 법이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빛내 준 네 배우들은 진정 가장 멋진 최고의 주인공이었다. 그런 그들의 손에 있어 빛이 난 오스카의 모습보다 더욱 멋진 모습으로 다음 작품에서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인간사 새옹지마(塞翁之馬)임을 여실히 보여준 <더 레슬러>의 미키 루크의 차기작 또한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2009년 2월 24일 화요일 | 글_김진태 객원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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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0412
우리 영화 시상식과 달리 철저한 보안유지와 엄격한 심사...   
2009-03-06 11:41
theone777
모두 축하드립니다~   
2009-03-06 10:00
bsbmajor
축하드립니다!   
2009-03-05 22:51
hyosinkim
축하합니다~   
2009-03-05 14:36
sprinkle
케이트 윈슬렛~ 다시 뜨는구나..   
2009-03-02 13:29
podosodaz
콩그레츄레이션~   
2009-03-01 18:27
halfrida
히스레저~~아쉽다 그의 신들린연기를 볼 수 없다는 것이   
2009-03-01 13:06
ldk209
케이트 윈슬렛.. <더 리더>가 골든글로브에서는 여우조연인데.. 아카데미에서는 여우주연이구나...   
2009-03-0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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