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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비가 와도 영화는 본다 | 2001년 7월 16일 월요일 | 객원기자 - 정성렬 이메일

메멘토
나비
주말을 맞이하야 부천의 열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20여편의 영화들이 새로운 관객들을 맞이 했는데, 1회 상영작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특히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화제작 <메멘토 / Memento>에 대한 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일반 관객들은 물론이거니와 대규모의 기자단과 <반칙왕>의 김지운 감독등도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시민회관을 찾았다. <메멘토>는 기억과 망각의 조각난 거울 맞추기 하는 것처럼 아내의 죽음후 10분 이상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회손증'에 걸린 남자를 주인공으로 전개되는 영화다. 이 독특한 영화는 사건의 시간을 역행하는 구성을 통해 관객과 어떤 것이 진실인지에 관해 머리싸움을 하는 작품으로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내면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부문(부천 초이스)에 선정된 <나비> 또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문승욱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이자 디지털 영화라는 수식어로 인해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한 <나비>는 영화를 본 관람객들이 지나치게 감독 중심적이라는 평을 내 놓으면서 그닥 호의롭지만은 않았다. 감독 또한 이번 영화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인해 개인적인 시각으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밝힘으로써 그닥 대중적이지는 못함을 시사했다. 감독이 직접 찾은 상영관에서는 관객과의 열띤 토론으로 인해 그 열기가 후끈 달아 올랐으며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남다른 관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번 영화제의 특별 상영작인 <호금전 회고전>에 대한 관객의 관심 또한 각별했는데 이는 호금전의 영화를 다른 스크린에서는 보기 힘들 것이라는 희귀성이 많은 영향을 미친것으로 해석된다. <충열도 / 忠烈圖>를 찾은 관객들은 소위 '한 영화'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많은 관객들이 '고전'의 아름다움에 심취한듯 보였다.

오후 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몇몇 야외 공연이 취소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은 날씨에 연연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시간표 대로 열심히 장소를 옮겨 다녔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우천으로 인한 셔틀버스의 지체와 턱없이 부족한 수송능력으로 인해 시간에 맞춰 장소를 이동하기가 상당히 불편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영화의 상영이 지연되기도 했으며 영화가 시작된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밀려드는 관객으로 인해 약간의 혼잡이 야기되었다.

하지만 시민회관에서 열린 '황당무괴 이벤트'와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열린 '알까기 대회'등 크고 작은 이벤트는 영화제를 즐기는데 있어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하였으며 짜증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자원 봉사자들의 세심한 배려가 국제 영화제로써의 면모를 보여주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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