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여>로 유명한 클로드 를르슈 감독이 지난 14일, 하이퍼택 나다에서 최근작인 <대중소설> 상영 후 관객을 만났다. ‘프랑스영화 정기상영회’ 시네프랑스의 ‘클로드 를르슈’ 기획전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자리에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 주한 프랑스문화원 관계자들과 감독의 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관객과의 대화에 앞서 상영한 <대중소설>은 감독의 2007년도 작품으로, 유명한 여류 작가와 그의 대필을 도맡았던 남자와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클로드 를르슈 감독은 “<대중소설>은 2007년, 가명으로 칸 영화제에 출품한 작품이다.”라며 “인생을 살아가면서 진실도 중요하지만, 그것에 못지 않게 거짓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영화에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또한 “프랑스 역사에 남는 작가들의 작품이 대필 작가가 쓴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영화에 부각시키고 싶었고, 가명으로 영화제에 출품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되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클로드 를르슈 감독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영화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항상 어린 시절 갖고 있었던 호기심을 바탕으로 사람이나 사물에 열광하는 자세가 나에게 장점으로 작용한다.”며 “예를 들어 극단의 사랑이나 증오처럼 서로 상반되는 것에 영감을 얻는다.”고 밝혔다.
전작과 더불어 <대중소설>은 멜로와 스릴러 등 하나의 장르로 설명되기 어려운 영화다. 감독은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상황들이 혼재되어 있다. 그 중 유일하게 확실한 건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것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영화에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영화 속 모든 갈등 요소를 사랑으로 해결하는 클로드 를르슈 감독은 “세상 여러 곳에서 전쟁과도 같은 불행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불행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다.”며 사랑을 영화에 반영하는 자신을 어쩔 수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클로드 르르슈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인데 항상 반겨줘서 감사하다. 다음에는 신작을 가지고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을 전했다.
‘노장은 살아있다’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시네 프랑스’ 기획전은 12월 한 달 간, 매주 화요일 하이퍼택 나다에서 만날 수 있다.
2009년 12월 15일 화요일 | 글_ 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