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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베트남 영화라는 희소성
하얀 아오자이 | 2010년 2월 22일 월요일 | 최승우 이메일


1954년 베트남의 어느 마을. ‘단(트룽 응옥 안)’은 주인의 학대를 받으며 노예나 다름없는 하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는 군수의 하인인 꼽추 ‘구(쿠옥 칸)’와 남몰래 사랑을 키우고 있는 사이다. 어느 날 구는 자신이 어렸을 때 쌓여 버려졌던 하얀 아오자이를 단에게 주며 청혼을 하고,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민란을 틈타 도망친다. 그리고 가난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마을에 정착해 아이들을 낳는다. 이들 부부는 딸들에게 각각의 사연에 따라 안, 옥수수, 홍수라는 이름을 붙인다.

우리는 베트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이름의 친숙함에 비해 정작 알고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놀라울 것이다. 베트남 전쟁과 호치민, 아오자이 외에는 거의 모든 게 금시초문이다. 사실 중국으로부터의 한자 유입과 유교문화 전파,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펼친 생존경쟁, 오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휩쓸린 내전 등, 베트남의 역사는 우리나라와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많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먼저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대한 윤곽을 조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아오자이는 베트남 여성의 민속의상을 의미한다. 이 영화가 아오자이라는 전통의상을 제목으로 삼은 이유는 그것이 영화 속에서 베트남 여성의 고결함과 모성애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아오자이는 오프닝과 동시에 등장해서 마지막 화면을 장식할 때까지 하나의 상징으로 쓰인다. <하얀 아오자이>가 시작하는 시간적 배경인 1954년은 ‘베트민’으로 불리는 베트남 독립연맹이 프랑스를 몰아내고 독립을 쟁취한 시기이며, 영화가 마무리되는 시점은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는 1960년대 이후다. 후안 루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든 의도는 명확하다. 베트남이라는 국가가 겪은 20세기 중반의 파란만장한 시대적 상황에 투영된, 한 가족의 행복과 고난사와 희망, 그리고 그것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려낼 의도였을 것이다.

문제는 이야기 자체가 신파적인데다, 다소 떨어지는 영화의 완성도다. <하얀 아오자이>는 통상적인 베트남 영화의 몇 배에 달하는 제작비가 들었다고 한다. 게다가 감독은 로스앤젤레스의 뮤직비디오 제작사에서 50편 이상의 작품을 만든 경력이 있어서, 비주얼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편이다.(예를 들어 구와 단 가족이 사는 수상가옥 인근의 풍경은 상당히 볼만하다.) 그러나 대사와 편집 등 영화적 표현문법은 마치 1980년대 이전의 한국영화를 연상시킨다. 테크닉과 완성도가 영화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런 점들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감정몰입을 종종 방해할 정도로 진부하고 매끄럽지 못하다. 물론 베트남의 영화 제작 시스템이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되어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베트남 영화를 접하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얀 아오자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봉되는 베트남 영화다. 그것도 자본과 인력 등에서 순도 100% 퓨어에 가까운 베트남 영화다. 그러나 희소성을 제외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세일즈 포인트나 매력을 찾기가 어려운 영화일 듯하다. 게다가 전쟁의 질곡 속에서 힘없고 나약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다룬 영화도 이제는 너무 많아서 신선함이 떨어진다. 그 감동이 조금 희석될 때도 되지 않았을까.

2010년 2월 22일 월요일 | 글_최승우 월간 PAPER 기자(무비스트)     




-영화제가 아닌 이상 베트남 영화를 볼 기회는 흔치 않다
-어쨌든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는 찡한 감동을 준다
-신파적인 이야기, 어설픈 완성도
22 )
ldh6633
잘봤습니다~   
2010-02-23 00:35
loop1434
독특한   
2010-02-23 00:29
k96399726
잘 보고 갑니다.   
2010-02-22 23:50
ehgmlrj
별루네요..;;   
2010-02-22 22:43
bjmaximus
평이 안좋네   
2010-02-22 15:45
kwyok11
베트남 영화를 볼 기회는 흔치 않죠~~   
2010-02-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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