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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당면한 현실을 유쾌하게 그려내는 능수능란함
인 디 에어 | 2010년 3월 5일 금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2005년 <땡큐 포 스모킹>, 2008년 <주노>는 올해 <인 디 에어>를 등장시키기 위한 워밍업이었을까? 우리에게는 <주노>로 확실한 인상을 남긴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이 본격적으로 거장의 반열에 올라서려 하고 있다. 하긴, 든든한 아버지(이반 라이트먼)의 지원 아래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것들은 다 해보면서 자란 성장 배경이 부럽기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연출에 대한 그만의 방향과 디테일이다. 현실을 그려내면서도 그 안에 담긴 진짜 의미를 들춰낼 줄 아는 제이슨 라이트먼, 그의 신작이 반갑기만 하다.

1년 중 322일을 여행하는 남자,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은 비행기의 텁텁한 공기와 싸구려 기내식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의 직업은 해고 전문가. 사람들을 만나 사장 대신 해고를 통보하는 일을 한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고, 가족들과의 유대도 없는 그는 천만 마일을 채워 플래티넘 카드를 받는 것이 인생의 목표다. 그런 그는 자신과 비슷한 사고를 지닌 알렉스(베라 파미가)를 만나 쿨한 연애를 시작한다. 어느 날, 회사의 신참 나탈리(안나 켄드릭)가 화상통신으로 해고 통보를 하는 시스템을 제안한다. 전국을 다니며 직접 해고 통보를 하던 라이언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일. 결국 나탈리를 데리고 직접 출장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나탈리와 라이언은 자신의 인생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주노>에서도 그러했듯,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은 미국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다. 하지만 저돌적으로 문제에 달려들지 않고, 냉소적으로 비판하지도 않는다. 현실 안에서 사태를 바라보고 현명하게 현재를 진단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주노>에서 10대 미혼모의 이야기를 했고, <인 디 에어>에서는 실업문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문제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문제의 가장 중심에 있는 인물들을 통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잊지 않는다.

<인 디 에어>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인공 라이언을 해고전문가로 설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항상 그의 만남은 상대가 누가됐던 늘 마지막 만남이다. “좋은 소식을 전하지 못해 유감입니다만…”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그의 대인 관계는 누군가를 떠나보내거나 없애버리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 이유로 일도 항상 혼자, 정착보다는 떠돌아다님, 사랑보다는 잠시의 머무름이 더 어울린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결혼을 앞둔 여동생이 자신과 남자친구의 사진을 모형으로 만들어 여러 지역에서 기념촬영을 부탁한다. 어디든 여동생과 함께 다니지만, 실체하지 않는 모형일 뿐이다.

라이언에겐 진지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없고, 정을 나눌 사람도 없다. 항상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지만 스쳐지나가는 인연 뿐이다. 언제나 외롭지만 자기만의 생활이 소중하고 그 안에서의 목표도 있다. 천만 마일 마일리지는 라이언과 같은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이에겐 딱 어울리는 목표다. 이미 그런 삶에 익숙해진 그에게 가족의 정, 동료와의 파트너쉽 등 인간적인 유대관계는 큰 의미가 없다. 개인 물품을 담은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사는 개인주의적인 삶에 만족을 느낀다.

<인 디 에어>가 매력적인 부분은 이러한 개인주의자가 사람과의 소통에 성공하고 함께 하는 삶을 추구해 인생이 바뀌는 식의 해피엔딩으로 치닫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신의 인생에서 결핍의 요소를 발견하고 그것을 채우려는 노력을 통해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극단을 그리지 않는다. 자신의 삶에서 다른 부분을 찾아내지만, 그것을 인정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에 더 비중을 높이고 있다.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 안에서의 삶과 인물들의 감성을 보여준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들은 세련된 농담으로 채워져 있으며, 각 도시를 보여주는 구성이 경쾌한 흐름으로 연결돼 매력을 더한다. <인 디 에어>는 군더더기가 없다. 유연한 스토리텔링은 <주노>에서 보여준 실력 그대로다. 여기에 조지 클루니가 말끔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소화한다. 매끄럽고 깔끔한 이야기에 문제의식도 잊지 않는다. 타고난 이야기꾼이 제대로 된 방향을 설정했으니, 유쾌한 영화가 나올 수밖에.

2010년 3월 5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주노>의 천부적인 스토리텔러 제이슨 라이트먼이 돌아왔다!
-현재의 문제를 과감하게 보여주면서 현실 자체를 직시하게 한다
-극중 조지 클루니의 삶은 매력적이다. 그가 겪는 감정적 충돌도 충분히 공감된다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지역적인 특색을 보여주지만, 쉽게 이해하긴 힘들다
-가족이나 직장동료, 친구들이 없으면 외로워 미치는 이들에겐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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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h6633
잘봤습니다~   
2010-03-06 10:27
kaminari2002
보고싶어요   
2010-03-06 02:21
gkffkekd333
평이 좋네요~   
2010-03-05 23:04
kwyok11
조지 클루니의 삶은 매력적~~   
2010-03-05 21:17
moviepan
보고픈   
2010-03-05 20:57
hyosinkim
보고싶네요   
2010-03-05 20:20
mooncos
아 주노의 감독이었나요??기대됩니다   
2010-03-05 18:37
marinppo
기대되요^^   
2010-03-0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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