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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초지정은 이렇다. 조희문 위원장은 총 9명으로 구성된 영진위 상반기 독립영화제지원 1차 예심 심사위원 중 7인에게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연락을 취해 외압을 가했다. 이로 인해 불쾌감을 느낀 심사위원들은 조희문 위원장의 이 같은 행동에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황규덕 감독 및 4명의 심사위원들은 자신이 받은 문자메시지를 직접 프린트해 공개했고, 이것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또한 9명 모두 사인을 한 성명서를 공개해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심사위원장인 황규덕 감독은 “조희문 위원장은 심사위원 7인에게 연락을 해 ‘내부조율’과 ‘발란스’를 운운하며 3편(다큐멘터리 2편, 장편 영화 1편)의 특정 접수 번호를 언급했다.”라는 말과 함께 “이는 인격적으로 불쾌감을 안겨줬으며, 공정심사에 대한 도발이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다. 또한 “다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방지책 마련이 시급하며, 조희문 위원장의 심사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용인대 허욱 교수는 “9명의 심사위원들은 각각 다큐멘터리와 장·단편 영화를 나눠 12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심사를 담당했다.”며 “14일 밤 조희문 위원장의 전화를 받고 2편의 특정 접수 번호를 언급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허욱 교수는 “특정 작품을 살펴본 결과 기본도 안 되어있는 작품이었고, 심지어 한 편은 조희문 위원장이 출연하는 콘셉트의 시나리오였다.”고 덧붙였다.
이미연 감독은 “원래 심사위원이 정해지면 그 중 심사위원장을 뽑고 영화의 성격에 따라 각각 조를 나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이미 조가 나눠져 있는 상태였다.”라는 말로 시작부터 뭔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외압을 당하고도 바로 알리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외압에 의한 문제로 인해 빨리 공론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공정하게 1차 심사를 끝마쳤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제야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구성주 감독은 “이번 독립영화지원심사에 300편이 지원했다. 계속해서 영화제작환경이 위축되는 상황에 많은 영화인들은 영진위 제작지원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그러므로 더욱더 공정한 심사가 뒤따라야 함에도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에 안타까움이 든다.”며 조희문 감독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 한마디
조희문 위원장님! 칸에서 건 국제전화비만 모아도 힘들게 현장에서 뛰고 있는 영화인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라도 사줄 수 있을 텐데…. 제발 한국영화발전을 위해 힘 좀 써주세요.
2010년 5월 21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