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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마음으로 만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칸 각본상 수상한 <시>의 두 주역
| 2010년 5월 27일 목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제 63회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안고 돌아 온 <시>의 이창동 감독과 배우 윤정희가 26일 6시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별관 유플렉스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윤정희와 다정하게 무대에 오른 이창동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의 경쟁이 상당히 부담스러웠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영화란 각각의 의미를 지닌 하나의 창조물인데 마치 올림픽 경쟁하듯 승패를 겨루는 게 스트레스였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윤정희의 여우주연상 수상 실패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창동 감독은 “눈에 실핏줄이 생길 정도로 고생하신 윤정희 선생님이 상으로 보상받길 원했는데, 아쉽다”며 “다음 기회를 기약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윤정희는 “세계 영화인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칸 영화제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밝히고, “좋은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어떤 평론가가 제가 상을 받지 않은 게 화가 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그것만으로 이미 수상한 것 아니겠냐”고 웃으며 덧붙이기도 했다. “윤정희 선생님이 머리가 더 하얗게 되고 주름이 늘어난 80살, 90살에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한 이감독의 말에 윤정희는 “90살까지 영화배우를 하는 게 내 소원인데 80, 90의 나의 모습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며 감사의 인사로 화답했다.

<시>가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은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창동 감독은 “알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영화 정서나 대사 번역 등 많은 것을 우려했지만, 그들의 반응을 보면서 언어와 국가가 달라도 영화라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한 심사 결과를 발설하지 않는 칸 영화제의 원칙을 깨고 심사위원장이었던 팀 버튼이 “<시>는 감동적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라고 호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최근 불거진 영화진흥위원회 마스터영화사업 제작지원 0점 논란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이창동 감독은 간담회 전 봉하 마을에 다녀온 것에 대해 “23일 노 전 대통령님 1주기에 못 갔기 때문에 늦게라도 도리를 다하기 위해 갔다”며 “가서 참배하고 여사님도 뵙지만 그것과 관련해서는 다른 기회에 이야기 하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0점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말로 압축했다.

또 극 후반부에 나오는 시 ‘아녜스의 노래’가 노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질문에 대해 “<시>를 보면서 관객들이 그 누군가의 죽음을 떠올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한 이창동 감독은 그러나 “영화의 해석은 철저히 관객의 자유이기 때문에 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윤정희의 16년 만의 복귀작이자 이창동 감동의 다섯 번째 영화인 <시>는 경기도의 어느 작은 도시에서 손자와 함께 살고 있는 미자가 난생 처음 시 쓰기에 도전해, 세상에 대한 아픔을 시로 표현해내는 이야기다. 이창동 감독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직 당시 문화부장관으로 활동했었고, 장관 퇴임 후 만든 <밀양>으로 2007년 칸 영화제에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기기도 했다. 한편, 언론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 부진을 보이던 <시>는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 소식과 함께 관객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시가 마음과 마음으로 전달되는 매체이듯이, <시>가 관객들과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는, 이창동 감독의 말에 얼마나 많은 관객이 동참할지 궁금하다.

2010년 5월 27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37 )
seon2000
잘봤어요   
2010-05-27 18:30
fa1422
잘봤어요   
2010-05-27 18:10
loop1434
대단   
2010-05-27 17:24
egg0930
축하합니다   
2010-05-27 16:33
kimht76
...   
2010-05-2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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