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에반게리온: 서>, 2009년 <에반게리온: 파>에 이어 3년 만에 선보인 <에반게리온: Q>는 ‘니어 서드임팩트’가 일어난 14년 후를 배경으로 에바 초호기와 함께 동결상태에 들어갔던 세 번째 아이 신지가 눈을 뜨며 시작된다. 신지의 기억이 멈춘 사이 ‘네르프’와 반네르프 단체 ‘뷔레’가 격돌하는, TV 시리즈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새로운 국면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에반게리온: Q>는 작년 11월 일본 개봉 당시 53억 엔의 수익을 기록, 시리즈 최고 성적을 거뒀고, 일본 개봉 후 전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한다. 오는 25일 개봉 예정이다.
● 한마디
‘그래, 네가 보고 싶은 게 이런 거지?’란 식으로 시작해서 결국 ‘자, 이래도 네가 보고 싶은 게 맞아?’란 식으로 끝난다. 그리고 결론은 결국 다음 기회로. 어쨌든 지난 <서>와 <파>가 <에반게리온>을 리빌딩한다는 목표 안에서 기존 세계관을 분리하고 재배열하는 작업이었다면 <Q>는 새로운 리빌딩 소스를 장착하는 작업에 가깝다. 다만 기존의 세계관 말미에서 드러났던 안노 히데아키의 분열과 자폐 증세는 막바지로 치닫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데, 다만 기존 시리즈와 같이 자폭으로 치닫기보다는 확실한 이미지로서 세계관의 종말 혹은 구원을 그려내겠다는 완결적인 의지가 보인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메카닉 떡밥을 줄줄이 날려대면서도 소통의 벽을 쌓은 팬덤에 대한 멸시적인 시선도 엿보인다. 기본 작품과의 궤에서 대단히 벗어나고 있음에도 평행우주와 같은 맥락임을 주장하고 싶게 만들 떡밥도 대거 등장한다. 기존 작품의 세계관을 초월하는 동시에 그 세계관의 관성을 고스란히 품었다. 어쩌면 이번 리빌딩 시리즈에 대한 안노 히데아키의 의지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참고로 ‘Q’는 ‘Quickening’, ‘되살아나게 하는’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결국 안노 히데아키의 ‘완결보완계획’은 성사될 수 있을까. 결말편이라 알려진 <에반게리온: | |>를 기다리는 수밖에. 그 놈의, 서비스! 서비스!
(ELLE KOREA 민용준 기자)
<파>에서 시작된 새로운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그것만으로도 <Q>는 설렌다. 물론 <파>에서 변화를 보였던 신지는 진일보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전반적인 상황은 더욱 암울해지는 등 구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으로 회귀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순 없다. 하지만 네르프와 뷔레의 대립, 신을 죽이는 전함 ‘분다’, 한층 강력해진 아스카와 마리, 13번째 사도 카오루, 신지의 어머니와 레이의 정체, 인류보완계획과 포스 임팩트 등 불친절한 내러티브 속에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들이 차고 넘친다. 물론 안노 히데아키는 기존의 떡밥을 정리할 마음이 없다. 오히려 새로운 떡밥을 투척하며 낄낄거렸음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머금고 감사히 떡밥을 물며 신극장판 시리즈의 마지막 편을 또 몇 년이나 손꼽아 기다려야 할까.
(무비스트 서정환 기자)
2013년 4월 18일 목요일 | 글_서정환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