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194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 <말모이>는 말을 지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 이야기다.
까막눈 ‘김판수’(유해진)와 조선어학회를 이끄는 ‘류정환’(윤계상)을 중심으로 우리말이 금지된 시대, 말과 마음이 모여 사전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택시운전사>(2017)의 각본가였던 엄유나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이번에도 직접 각본을 집필했다.
유해진과 윤계상 외에도 김선영, 김홍파, 우현, 김태훈, 민진웅이 함께했다.
<범죄 도시>(2017)에서 조선족 출신 깡패 ‘장첸’으로 강렬한 연기를 펼쳤던 윤계상은 이번에는 끝까지 우리말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류정환’을 연기한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 매우 재미있어 시작했는데, 막상 연기하려니 너무 어려웠다.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하며 연기했지만, 한없이 모자란 것 같아 한 신 한 신 버거워하면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며 “완성본을 보니 배우로서 연기에 부족함이 보이지만, ‘류정환’으로 참여한 것만으로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우연한 기회로 ‘말모이’ 작업에 참여하게 된 까막눈 ‘김판수’역의 유해진은 “<말모이>는 극 중 딸인 일곱 살 ‘순희’ 같은, 순둥이 같은 영화”라고 소개하며 “그가 조금씩 한글을 알아가는데 그 변화에 중점을 두며 연기했다. 결정적인 변화의 시점은 책방에서 혼자 소설 ‘운수 좋은 날’을 읽은 순간이 아닌가 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윤계상과 유해진은 <소수의견>(2013) 이후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유해진은 “일전에 윤계상에 대해 ‘드립 커피’ 같다고 드립친 적이 있다”고 아재 개그를 선보이며, “한 방울 한 방울 모여 커피 한 잔이 되듯이 윤계상과는 그런 관계다. <말모이> 속 두 인물처럼 점점 동지 개념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윤계상은 “현장에서 형(유해진)을 보다 보면 내가 배우로서 나아가야 할 지점에 있는 배우가 아닌가 싶다. 형의 진정 어린 연기가 우리 영화에 깊이를 더해줬다고 본다”고 답했다.
각본과 연출을 겸한 엄유나 감독은 “우연한 계기로 ‘말모이 작전’ 관련된 짧은 다큐멘터리를 봤다. 당시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이 동참했다는 사실에 감동받았고 이를 전하고 싶었다”고 영화의 시작에 대해 말했다.
이어, “글과 말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기에 ‘말맛’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투리를 포함한 억양 등 말 자체에서 재미를 주고자 했다”며 “사람이 빛나는 이야기가 됐으면 했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중점 둔 바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엄유나 감독은 “배우와 스태프 모두 온 마음을 다해 만든 영화로 그 마음이 영화의 온기를 만들어 냈고, 그 온기가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말모이>는 2019년 1월 9일 개봉한다.
● 한마디
가랑비처럼 다가와 장대비처럼 꽂힌다
(오락성 7 작품성 7 )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8년 12월 19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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