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20일(목)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언니>는 빨간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맨몸 액션을 선보인 이시영의 분투가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임경택 감독, 배우 이시영, 박세완, 이준혁이 참석했다.
<언니>는 부모님을 여의고 단둘이 살아가는 자매 ‘인애’(이시영)과 ‘은혜’(박세완)를 주인공으로 한 액션물이다. 수준급 무술 실력을 갖춘 전직 경호원 ‘인애’는 지체 장애를 앓는 동생 ‘은혜’와 평범한 삶을 꿈꾼다. 하지만 동생의 실종 이후 그가 주변으로부터 수차례 성폭력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에 얽힌 남성 가해자를 한 명씩 찾아내 분노의 응징을 가한다.
대역, CG, 와이어의 도움 없이 맨몸으로 주짓수 액션을 선보인 이시영의 열연이 녹아 든 작품이다.
‘인애’역의 이시영은 “감독님과 무술감독님이 리얼한 액션을 원했다. 첫 만남에서 대역 없이 연기할 수 있겠냐고 물으시더라. 화려한 앵글이나 빠른 커트보다는 풀샷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장면을 원했다. 액션 전체의 호흡을 내가 끌고 가야 한다는 게 큰 부담이었다”며 작업 초반을 회상했다.
그는 “대역이나 카메라 편집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자연스럽고 강해 보일 것 같았지만, 일단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이고 나서는 최선을 다했다. 다수의 남자를 액션으로 제압하는 장면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일대일 타격보다는 그래플링이나 관절기 같은 기술적인 측면에 중점을 뒀다. 주짓수, 복싱 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단에서는 동생 ‘은혜’가 경험하는 성폭력 장면이 지나치게 빈번하다는 공통적인 지적이 나왔다. 격렬한 액션을 선보이는 ‘인애’가 빨간 미니스커트에 하이힐 차림을 고수하는 대목에 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임경택 감독은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굉장히 예민할 수 있는 질문이다. 야하거나 노출된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을 모으려고 하지는 않았다. 상업영화이긴 하지만 여성성을 상업화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임 감독은 “영화의 초반과 후반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초반에는 남성이 잘못 바라보고 있는 사회통념상의 여성, 약한 피해자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로우앵글에서 다리와 짧은 치마를 부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인식이 극복되고, 잘못된 남성성을 부숴 나가는 모습으로 전환되기를 바랐다. 영화 중 후반부에 드러나는 붉은 색은 강함과 저항, 깨트림으로 보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또 “아마 이 영화가 5년 전에 나왔다면 이런 질문을 거의 받지 않았을 것이다. 여성이 피해자로서 압박받는 모습이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런 불편함은 변화의 원동력 된다고 생각한다” 고 덧붙였다.
동생 ‘은혜’역의 박세완은 “’은혜’는 여러 사건으로 마음에 상처가 많은 인물이다. 첫 장편 영화에 도전하면서 연기가 실제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감독님, 현장 스태프와 대화를 했고 많은 배려를 받았다”고 말했다.
<언니>는 1월 1일(화) 개봉한다.
● 한마디
- 언니의 복수를 보여주기 위해서 미성년자 동생이 이렇게나 여러 번 성 착취를 당해야 하는가? 성폭행 신은 의문이 들 정도로 잦고, 빨간 미니스커트와 하이힐 차림은 액션 주인공으로는 영 생뚱맞다. 성 착취와 복수를 인과관계로 묶어두고 어느 쪽을 묘사할 때도 감정이 쉬어갈 틈을 주지 않는데, 보는 입장에서는 통쾌함은 거의 없고 마음만 지쳐버린다는 게 문제. 이시영의 훌륭한 액션을 좀 더 세련된 기획과 연출 안에서 보고 싶다.
(오락성 5 작품성 4)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8년 12월 21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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