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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장커 식 누아르, 빠져든다 (오락성 7 작품성 8)
강호아녀 | 2021년 6월 9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지아장커
배우: 자오 타오, 리아오 판
장르: 드라마, 멜로, 로맨스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5분
개봉: 6월 10일

간단평

중국 산시성 다퉁시, ‘빈’(리아오 판)은 형님에겐 믿음직한 동생이자, 그가 책임지고 있는 동네 (작은)마작판을 찾는 동생들에게는 든든한 형이다. 동생들 사이에서 형수님으로 통하는 ‘차오’(자오 타오)는 빈의 오랜 연인이다. 고향에 불어온 개발의 물살에 편승해 조직을 확장하고, 크게 한몫 잡으려 준비하던 빈은 어느 날 동네 양아치 무리의 습격으로 위험에 처한다. 함께 있던 차오는 그를 구하기 위해 권총을 꺼내 든다.

‘강호’, ‘조직’이라는 단어가 발하는 뉘앙스 덕분에 얼핏 스케일 큰 누아르 영화를 떠올릴 수 있겠으나 <강호아녀>(원제: Ash is purest White)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 표류하는 개인을 지극히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한국으로 치자면, 낙후된 어느 중소 도시쯤 되는 지역에 개발의 조짐이 보이고, 이런 변화의 기류를 먼저 읽고 선점하려는 이들이 있다. 극 중 ‘빈’도 그 한 사람이다. 차오에게 ‘강호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빈은 (금지된) 권총을 구입해 늘 지니고 다닌다. 빈을 구하기 위해 총을 발포한 ‘차오’는 권총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5년간 복역한다. 자신을 희생해 연인을 감쌌지만, 돌아온 것은 배신뿐. 그래도 차오는 강한 생명력으로 빈이 떠난 강호를 홀로 지킨다. 도시는 쇠락과 번성을 거듭하고, 개인의 부귀영달도 교차하는 가운데 차오와 빈의 인연은 17년간 끈질기게 이어진다. 사랑, 이별, 배신, 원망, 그리움, 회환 등을 공유한 남녀는 어떤 결말을 맞을까. <강호아녀>의 백미는 엔딩이다. 영상적으로도 그 안에 담긴 의문과 여운도 그렇다. 십수 년에 걸친 차오의 시간 속에 개인과 사회, 삶과 사랑의 아이러니함을 녹여낸 영화의 완벽한 마침표로 보인다.


2021년 6월 9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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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라고 할지, 개발되기 전 한국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황량하기도 촌스럽기도 한 도시와 그 안의 풍경들. 처음에는 낯설지만, 점차 익숙해지면서 색다른 느낌이 든다는
-지아장커 감독과 배우 자오 타오의 조합, 이제껏 빼놓지 않고 봤다면. 필람
-스케일 큰 무협 혹은 범죄물을 기대했다면
-배신한 남자를 왜 다시 받아들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 된다면, 이야기 자체에 이입하기 힘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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