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원조 딸기맛을 시작으로 레몬, 포도, 키위, 복숭아 등 저렴한 가격에 새콤하고 달콤한 중독성 있는 맛으로 사랑받아 온 카라멜계의 스테디셀러 ‘새콤달콤’이 얼마 전 수박 맛 신상을 출시했다. 맛 평가를 보자면 대체로 ‘음미하면 괜찮다’ 정도인데, 이계벽 감독이 연출한 <새콤달콤>과 비슷한 인상도. 넷플릭스로 공개된 로맨스 영화 <새콤달콤>의 타임라인에 따른 ‘새콤달콤’ 도를 살펴본다.
초반 30 여분- 새콤도 달콤도 실종한
취업에 성공했으나 그간 무리한 탓에 급성 간염으로 쓰러진 공대생 ‘혁’은 ‘다은’(채수빈)이 일하는 병원에 입원한다. 두툼한 뱃살의 소유자인 그는 병원에서 인기 짱인 ‘다은’에게 한눈에 반하고, 물심양면으로 애정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다. 3교대로 힘든 그녀가 잠시 눈을 붙이도록 침대 한 편을 양보하고, 영양가 만점인 도시락을 준비하는가 하면, 흡연의 누명도 대신 쓰기도 하는 등 달콤(?)가이를 표방하고 나선다.
이에 다은도 ‘혁이 오빠~’하며 마음을 여는 듯, 공짜로 티켓이 생겼다면서 제주도 여행을 제안한다. (남성 시선의) 로맨틱 판타지의 표출이라고 십분 이해하더라도 과한 나머지 로맨틱은 저 멀리로.
중반- 새콤과 달콤의 자리에 쓴맛이?
건강을 회복하고, 몸짱으로 거듭난 혁이 오빠(장기용)와 다은은 달달한 나날을 보내던 중. 혁이 오빠가 서울의 대기업으로 파견근무를 나가게 된다. 직장 근처에 숙소를 마련한 혁이 오빠, 인천-서울을 매일 오가면서 점차 지쳐간다. 게다가 직장에서는 비정규직이라 설움 당하고, 유일한 비정규직 동료인 ‘보영’(정수정)은 알게 모르게 신경에 거슬린다.
장거리 연애에 지친 나머지 여친 다은을 향한 감정도 식어가던 혁이 오빠가 경쟁자이자 동병상련인 ‘보영’의 칠칠치 못한 모습에 한심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애정이 싹튼다는 설정인데, 역시 과하다. 표현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표피적이다. 게다가 파견나간 건축회사 대표를 비롯해 본부장 등은 일명 ‘보그체’를 시전하는 듯 영어를 남발하나 웃음으로 이어지기에는 무리수다.
후반 – 쏟아지는 신맛! 이후 은은한 달콤새콤
정규직 전환은 실패하고, 쿨한 ‘보영’과의 썸도 끝낸 혁이 오빠, 문득 ‘다은’이 궁금해진다. 혁이 오빠의 변심으로 상심했던 다은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운명일까. 우연히 공항에서 다은을 발견한 혁이 오빠. 반갑게 인사하려는 순간 딴 남자가 등장?
<새콤달콤>의 진수는 마지막 10여 분에 몰려 있다. ‘띵’하는 깨달음과 동시에 되돌아 감기로 빠르게 돌아가는 장면들, 어디선가 본 영화가 확실하다! 그렇다. 영화는 일본 영화 <이니시에이션 러브>(2015)를 리메이크한 작품. 사전 정보 없이 봤다가 또 당했다. 차분히 반추해 보니 은은한 맛이 있다. 다시 보면 캐릭터의 과한(?) 행동이 어느 정도 이해되기도. <럭키>(2015), <힘을 내요, 미스터 리>(2018)을 연출한 이계벽 감독이 지닌 따뜻한 정서가 곳곳에서 눈에 들어오며 영화가 지닌 ‘과함’에 닫혔던 마음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다.
결론! 음미하면 달달하고 쌉쌀한 맛
2021년 6월 22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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