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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자기’답게 걸어가는 여성 농인 복서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2023년 6월 8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오는 14일 개봉하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언론시사회가 7일(수)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한국을 찾은 미야케 쇼 감독과 주연배우 키시이 유키노가 참석했다

이 영화는 선천적 청각 장애를 가진 프로 복서 ‘케이코’가 혼란과 고민 속에서도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여정을 담았다. 주연배우 키시이 유키노가 제46회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제96회 키네마준보 일본 영화 대상, 제77회 마이니치 영화 콩쿨 일본 영화 대상 등 일본 내 유수 영화 시상식을 휩쓸었다. 일본 최초 농인 복서 ‘오가사와 케이코’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2019)로 세계 영화계에 주목받은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초청작이다.

감독은 “연출을 제안받고 책을 읽어보니 꼭 하고 싶었다. 크고 작은 고난을 극복하며 ‘자기’ 답게 살고자 하는 모습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작품의 시작과 취지를 밝혔다.

이어 자서전은 작가의 출생부터 현재까지의 인생을 모두 담은 일종의 회고록이라고 전하며 “그녀의 전 일생을 담게 되면 마치 하이라이트 같은 영화에 머무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시행착오의 나날들’이라는 챕터에 주목해서 꼼꼼하게 담으면, 이를 통해 직접 표현하지 않은 부분도 자연스럽게 전해질 거로 생각했다”고 ‘케이코’의 여타의 전사나 후사 없이 특정 시기에 집중한 까닭을 설명했다. “복싱을 다룬 것만이 아닌, 하루하루 링 위에서 그리고 링 밖에서 싸워 나가는 한 여성을 그린 영화”라고 부연했다.

영화 <사랑이 뭘까>, 드라마 <사랑할 수 없는 사람> 등으로 국내에 알려진 키시이 유키노는 농인 복서 ‘케이코’를 소화하기 위해 고강도의 트레이닝과 엄격한 식단 관리와 운동을 병행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대사 없이 표정과 몸짓, 눈빛으로 다채로운 감정을 전한 연기로 호평받았다.

그는 “케이코라는 캐릭터를 구축했다기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가 점차 내 몸 안에서 형성되어 간다고 느꼈다”면서 “케이코에서 복싱은 내게 영화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의 복싱을 향한 열정에 결코 뒤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영화를 지극히 사랑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피지컬적인 부분은 노력의 결과가 눈에 드러나 상대적으로 수월했고, 대사 없이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연기도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스포츠 경기에서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감동하는 순간이 있는 것처럼, 케이코의 대사가 없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인위적으로 각색해 연기하기보다 ‘케이코로서 그 자리에 존재’하려 했다”고 연기 방향을 짚었다.

한편 <너의 눈을 바라다보면>은 16mm 필름으로 촬영했다. 케이코의 수어를 시차를 두고 자막으로 보여주는 마치 무성 영화의 자막 같은 형식을 취한 점도 특징이다.

이에 감독은 “체육관 회장과 코치들이 케이코를 생각하는 마음 등 영화에 따뜻한 시선이 흐르기를 바랐고 이에 직접 터치하지 않아도 눈으로 만지는 것 같은 특유의 질감을 가진 16mm 필름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이 배우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자 한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수어와 동시에 하단에 자막을 넣는다면 바로 뜻이 전해져서 빠르고 편리하겠지만, 이 영화는 조금 더 시간을 들여서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와 함께하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SNS를 통해 정보전달의 속도가 매우 빠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영화는 2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천천히 관객과 만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피드보다 서로 알아가도록 잠시 뜸을 들였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다음에는 <새벽의 모든>으로 인사드릴 것 같다. 어떤 사정으로 인해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이미 촬영은 마쳤다”라고 차기작을 소개하며 “요즘에는 OTT 등 여러 경로로 영화를 접할 수 있지만, 그래도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최고가 아닌가 한다. 많은 분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을 극장에서 보고 느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한마디
● 자기답게 산다는 건… 여백과 사색미 (오락성 5 작품성 7)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23년 6월 8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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