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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오락성8 작품성8)
연소일기 | 2024년 11월 13일 수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탁연겸
배우: 노진업, 황재락, 하백염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95분
개봉: 11월 13일

간단평
한 고등학교 교실의 쓰레기통에서 주인 모를 유서 내용의 편지가 발견된다. 편지의 주인을 찾기 위해 편지와 학생들의 글씨체를 대조해 보던 정 선생(노진업)은 편지 속 문장 한 구절에 오래된 일기와 함께 묻어두었던 어린 시절을 기억해 낸다.

홍콩 탁연겸 감독의 데뷔작 <연소일기>는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다듬어진 작품이다. 실제 감독의 친구가 쓴 유서로부터 출발한 이번 작품은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부모의 폭력에 노출된 어린 아이의 극단적 선택과 이로 인해 남은 가족들이 갖게 되는 트라우마를 그린다.

영화는 아이가 울타리가 되어줘야 할 부모로부터 학대받는 장면이나 10대 학생들이 겪고 있는 불안과 방황 등 마음이 편치 않은 장면을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으로 묘사하는 대신 그 안에 발 담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정 선생의 시선을 통해 섬세하게 들여다 보고 공감하는 방식을 택한다. 영화의 진정한 미덕은 여기에 있다. 폭력의 방관자이자 또다른 피해자인 정 선생이 현재와 과거 회상을 교차하며 다른 사람의 아픔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상처를 쓰다듬고 용서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영화는 크고 작은 폭력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정 선생을 연기한 배우 겸 감독 노진업은 물론 ‘요우제’ 역의 황재락, ‘요우쥔’ 역의 하백염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를 빨아들이는 듯한 몰입력 높은 연기를 선보인다. 금마장과 아시안 필름 어워즈 신인감독상 수상을 비롯해 홍콩 감독조합상, 홍콩 영화 비평가협회상, 도쿄국제영화제 등 아시아 주요 영화제 8개 부문 수상 및27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24년 11월 13일 수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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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도 모르게 남들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면
-부모로부터 정신적, 육체적 폭력에 노출된 어린 아이를 지켜보는 게 심적으로 많이 힘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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