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사회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김상진 감독은 벌거벗고 올라온 것 같은 기분이지만 나름대로 좋은 몸매이니 이쁘게 봐달라고 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었다. 시사회장에는 설경구와 차승원을 비롯 <불후의 명작> 이후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를 한 송윤아와 김상진 영화의 단골 감초 강성진, 유해진 등이 참석해 개봉을 앞둔 <광복절특사>에 대한 설레임을 나타냈다. 웃음으로 가득 찼던 시사회가 끝난 후에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김상진 감독은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진 두 사람이 겪게 되는 단면들을 그려내고 싶었으며, 전과자가 무조건 나쁜 사람은 아니며 소외받는 이들(전과자들)의 목소리를 보여주고 싶었던 점도 있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Q. <오아시스> 이후에 첫 출연작이다. 연기조율은 어떻게 하였는가?
A. 설경구 : 원래 연기조율은 하지 않는다. <박하사탕>때는 영화 속의 인물에서 금방 분리되기가 힘들었지만 <오아시스>의 ‘홍종두’는 나와 만나는 접점이 없는 인물이었기에 바로 분리될 수 있었다.
Q. 지적이고 우아한 이미지가 강하다. 연기변신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A. 송윤아 : 지적이지 않다.(웃음) 사실 부담감은 컸지만 이만큼 촬영하면서 분위기를 탈 수 있었던 작품은 없었던 것 같고 ‘경순’ 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무조건 감독님께 의존했다. 송윤아가 섞인 한경순을 연기했기에 변신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Q. 코믹스러운 캐릭터를 계속하는 이유가 있나?
A. 차승원 : 다른 캐릭터가 없다.(웃음) 안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코미디 연기가 가장 잘 이해가 되고 아직 다른 장르들은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래도 다음 영화는 좀 따뜻한 장르를 하려고 한다.
Q. 박정우 작가와 자주 작업하는 이유가 있나?
A. 김상진 : 박작가는 정말로 머리가 좋다. 가끔은 천재라고도 부를 정도니까. 마음도 굉장히 잘 맞고 1개를 이야기하면 10개의 글을 써온다. 작품이 끝날 때까지 많은 도움을 준다. 같이 작업한 최고의 작가이다.
Q. 코미디 영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A. 김상진 : 제일 잘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고집은 아니지만 사실 멜로 연출은 잘 못한다. 관객이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코미디가 가장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스스로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과 배우들의 호흡이 착착 맞아 촬영 내내 즐거웠다는 <광복절특사>는 탈옥을 한 두 전과자가 자신들이 광복절 특사 명단에 들어가 있는 것을 알고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기 위해 벌이는 귀환 소동을 그리고 있다. 아름답고, 세련되고, 진지한 세 배우가 사정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여한없이 볼 수 있는 김상진표 코미디 <광복절특사>는 11월 22일, 관객들의 웃음몰이에 나선다.
취재 : 구교선 / 촬영 : 오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