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연출자인 박광수, 정재은, 임순례, 이현승 감독과 이들에 작품에 출연한 백종학, 정애연, 이문주, 이설희 배우들이 참석, 김은희 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은 진지한 질의가 오가는 상황 속에서도 시종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이루어졌다.
참고로 영화는 각각 십여 분의 러닝 타임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형식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편당 5천만 원씩 지원해줘 제작됐다. 하지만 그 정도의 예산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이기에 감독들과 스탭들이 거의 무료봉사를 하듯 일을 진행시켜 겨우 제작을 마쳤다.
회견의 첫 운을 뗀 총감독 이현승은 “인권을 다룬 영화이긴 하지만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됐다”며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 개봉의 여부에 대해서는 “개막 때 반응이 좋고 해서 지금 여러 가지로 활로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녀의 무게>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은 “그간 사회에서 소외받았던 사람들을 중심에 세워 영화를 연출해왔기에 이번에도 기꺼이 참여했다”고 했으며, 덧붙여 “무거운 얘기를 가볍고 재미나게 풀어가고자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얼굴값>의 메가폰을 잡은 박광수는 자신의 “차기작 <방아쇠>로 <얼굴값>을 못 찍을 뻔 했으나 다행히 촬영이 지연되는 바람에 함께 할 수 있었다”며 영화에 대한 소회를 밝혔고, 성범죄자에 대해 이야기한 <그 남자의 사정(事情)>의 정재은 감독은 “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 인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며 연출의 소감을 전했다. 또한 정재은 감독은 성범죄자의 신상공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하며 이 제도는 봉건적인 측면이 있다”고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밝혔다.
여균동 감독의 <대륙횡단>에서 일상에 노출된 장애인의 어려움을 보여준 실제 장애인 김문주는 “좋은 경험을 매우 재미나게 겪었다”며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한, <그 남자의 사정>에서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참 어려운 배역인 성범죄자를 연기한 백종학은 “많은 고민 끝에 결정했다”고 말함과 동시에 자신 역시 “신상공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얘기했다.
꽤나, 얻을 것이 많았던 <여섯개의 시선>에 관한 기자회견은 이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졌고, 이후 간단한 단체 사진 촬영을 끝으로 매듭을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