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셔 아예 장님이 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저 이미지 속의 비키니 여인, 그리고 한 없이 푸른 풀장의 일렁임에 유영하고 있는 그녀를 응시하는 누군가의 그림자. 무슨 일이 나도 크게 날 거 같은 이 도발적 분위기의 비주얼은 다름 아닌 프랑스 감독 프랑수와 오종의 신작 <스위밍 풀>의 포스터다.
인간의 기기묘묘한 본성을 한정된 공간에서 유머와 미스테리로 다루며 처참하게 벗겨버린 <8명의 여인들>로 잘 알려진 기생 오라비 마스크의 미남 프랑스와 오종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한 공간을 포획해 미스테리 한 분위기로 영화를 풀어간다. 풀장 안과 밖 경계선의 맨바닥에 누워 지그시 눈을 감은 채 몸으로써 자신을 웅변하는 저 오일 발라주고 싶은 여인(뤼디빈 샤니에르)과 그녀보다는 나쎄가 좀 들은 한 소설가(샬롯 램플링)의 의도치 않은 만남 속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다룬 <스위밍 풀>은 이미 2003년 깐느 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돼 적잖은 주목을 받았다.
끝까지 긴장을 늦쳐서는 안 될 만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일련의 사건들이 적막한 별장에서 시원한 풀장과 더 시원한 뇌쇄적인 수영복을 서슴없이 입고 나다니는 팜므파탈 뤼다빈 사니에르와 함께 벌어질 <스위밍 풀>은 8월 22일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