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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사 미라맥스는 "출구 조사 결과 1편을 관람한 사람 중 90퍼센트가 2편도 보겠다고 대답했다"고 밝히며 도박―총 러닝타임 약 3시간의 <킬 빌>을 예외적으로 두 편으로 나눠 개봉하는 것―의 성공을 자축하는 분위기. Vol. 1과 Vol. 2를 합친 총 제작비는 6천 5백만 달러 가량인데, 극장수입 외에도 비디오와 TV 등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 미라맥스에 제작비 두 배 이상의 수익을 안겨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폭력의 수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판을 얻은 R등급 영화 <킬 빌>의 흥행은 제한된 층의 관객에게 어필하면서도 파괴력을 지닌다는 점에서 여타 블록버스터들과 차별성을 지닌다.
한편 이 주 또 하나의 승자로 간주해야 할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하고 숀 펜, 팀 로빈스, 케빈 베이컨이라는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미스틱 리버>. <미스틱 리버>의 개봉관 수는 고작 13개에 불과하지만 59만 1천 4백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선전했다. 이는 각 상영관 당 평균 수입이 4만 5천 5백 달러라는 의미로(1위 <킬 빌>의 상영관 당 수입은 7천 3백 달러 정도다)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두터운 신임을 반영하는 결과라 할 만 하다. <미스틱 리버>는 이 주 확대개봉될 예정.
한 편 지난 주 1위였던 <스쿨 오브 락(The School of Rock)>은 한 계단 내려선 2위를 기록했으며, <참을 수 없는 사랑(원제 Intolerable Cruelty)>은 3위로 데뷔했다. 관객의 비율 상으로 볼 때 캐서린 제타 존스와 조지 클루니라는 스타캐스팅에 매혹된 메인스트림 관객보다는 오히려 감독 코엔 형제를 신뢰하는 영화팬들이 이 영화에 더 큰 호응을 보냈다는 후문.